방위비 분담금 압박수위 높여…지소미아 "안보유지 중요성 인식하도록 도울 것"

▲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세미나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아시아 주요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부담 분담' 문제와 관련, 더 많은 분담금을 요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글로벌 차이나 -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진행자와 토론에서 미국이 동맹에 대해 더 많은 분담을 요청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나는 만족스럽거나 당연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과 관련해 한미 양측이 3∼4일 워싱턴DC에서 4차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나온 언급으로, 미국이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추가 분담 가능성을 압박하는 발언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에서 두 번, 일본에서 두 번, 총 6년간 근무했다"면서 "1980년대에 처음으로 이들 지역에서 근무한 이래 양국은 도전에 나섰고, 그들의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더 많은(further) 협력 기회를 본다"며 "그리고 우리의 능력 뿐만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협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환경이 바뀌고 미국의 파트너들이 더 부유해짐에 따라 공동의 안보 이익 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의 안보도 더 챙겨야 하며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미 동맹국들도 더 부유해진 만큼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같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는 미국 측의 파트너들이 동맹을 맺고 있다는 표시로서,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안보 환경 변화에 관한 우려를 지지하는 표현으로서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또한 스틸웰 차관보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연기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협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양측 간 협력을 계속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특히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이 정보 공유 협정을 유지하는 것에 분명히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 게 아니라, 양측이 평양에 대해 직면해 있는 강력한 안보 유지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해군 용어로, 뱃머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다"며 "양측 모두 그들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그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이를 계속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다만 양국이 주권 국가인 만큼 미국은 이 사안에 대한 자국의 관심을 양국이 이해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직접적인 관여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어떤 식으로든 지시할 마음이나 능력, 생각이 없다"며 "다만 양측이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이 상황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이해하도록 계속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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