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기대수명, OECD 평균보다 각각 1.7년·2.4년 높아
지난해 40세 '男 40.8년, 女 46.5년' 더 생존할 듯
한국, 유럽에 비해 의료보장 잘돼 오히려 '유병기간' ↑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국내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82.7년으로 나타났으며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상승세를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생명표'를 보면 2018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전년과 동일한 82.7년이었다.

기대수명 가운데 질병이나 상해 등을 겪지 않는 '건강수명'은 의료기술을 등의 발달로 꾸준히 줄어들면서 64.4년으로 집계됐다.

기대수명은 해당연도 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뜻한다.

2017년 82.69년에서 지난해 82.74년으로 근소한 차이를 나타냈지만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 발표하는 공식수치상으로는 보합으로 결정됐다.

기대수명이 전년 대비 증가하지 않은 경우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0년부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지난해 한파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한 수치와 사망신고 자료가 합산되면서 통계적으로 추산하는 기대수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대수명이 상승세를 멈췄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통계청은 설명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8년 겨울 한파가 1973년 이래 극심했고, 이로 인해 고령화로 폐렴 사망률이 늘어나나면서 사망률이 예년보다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2015년 폭염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기대수명이 0.1∼0.2년 감소하는 일이 발생한 전례가 있어 기온의 급변이 고령층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시·구청 등에 신고된 사망신고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될 경우 특정 연령의 기대여명 및 기대수명을 추정해 발표한다.

성별로 보면 2018년 출생 남성의 기대수명은 79.7년, 여성은 85.7년으로 격차는 6.0년으로 나타났다. 남녀 기대수명 간 격차는 1985년 8.6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서서히 좁혀졌다.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3.4년보다 약 2.4년 높다. 회원국 가운데 일본(87.3년)이 1위, 스페인(86.1년)이 2위에 이어 우리나라가 3번째로 높았다.

한국 남성 기대수명은 OECD 평균을 1.7년 상회하지만 회원국 가운데서는 15위에 그쳐 상대적으로 한국 남성들의 기대수명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기대여명은 전 연령층에서 증가했다. 단, 80세 이상 남성과 90세 이상 여성은 기대여명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40세인 남성은 향후 40.8년, 여성은 46.5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3.2년, 2.5년씩 늘어났다.

60세의 경우 남성은 22.8년, 여성은 2.3년 증가한 27. 5년 더 생존할 것으로 추산됐다.

65세의 기대여명은 남녀가 각각 18.7년, 22.8년이었다. 이는 OECD 평균인 남성 18.0년, 여성 21.3년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해 출생아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은 64.4년, 유병기간은 18.3년으로 전망됐다.

이 유병 기간 제외 기대여명은 2012년부터 격년 주기로 발표하는데, 이는 매번 감소 중이다.

남성은 64.0년, 여성은 64.9년으로 유병 기간을 제외한 기대여명은 비슷했다.

전체 기대여명 대비 건강하게 보낸 기간의 비율은 남성이 80.3%로 여성이 75.6%로 나타났다.

유럽 주요국과 비교하면 유럽연합(EU) 남성 평균이 81.1%, 여성 평균이 76.6%로 집계돼 한국인의 건강 기간 비율이 0.8%, 1.0% 각각 낮았다.

유럽인보다 한국인의 기대여명 대비 건강하게 보낸 기간의 비율이 낮은 배경으로는, 한국이 유럽 등 다른 나라보다 의료보험 서비스가 잘돼 있고 건강검진 범위가 지속해서 확대돼, 암이나 고혈압 등 질환을 조기 발견하는 등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 위한 '유병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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