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상 충남 공주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장

▲ 박한상 충남 공주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장
오색 단풍이 물든 가을 경치를 뒤로 한 채 동장군이 엄습하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겨울 추위가 우리의 건강에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2018년도 충남지역 심장정지 환자 발생 통계에 의하면 겨울철에 해당하는 1, 2, 12월 중 발생한 환자는 369명으로 전체의 31.2%에 달한다.

또한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국내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심장정지 발생 환자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06년 1만 9480명이었던 국내 심장정지 발생 환자 수는 2017년 2만 9262명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자 그동안 충남 소방에서는 심장정지 등의 긴박한 환자에 대한 신속한 응급처치를 위해 지난 5년 동안 29개 구급대를 추가로 신설했고, 지난 8월부터 104개 전 구급대에 3인씩 대원이 탑승해 더욱 향상된 전문 구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위급한 환자에게 119구급대의 신속한 대응과 전문적인 응급처치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환자를 최초로 마주하는 목격자의 정확한 심폐소생술일 것이다.

심폐소생술(CPR)이란 흉부 압박을 통해, 환자의 심장 박동이 회복될 때까지 뇌와 심장에 산소를 공급하는 응급처치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심폐소생술 교육과 홍보로 국내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08년 1.9%에서 2017년 21%로 많이 증가했으며, 심장정지 발생 환자의 생존율은 2008년 2.5% 수준에서 2017년 8.7%로 3배 이상 높아졌다.

그러나 생존율이 13~14%에 달하는 영국과 스웨덴 등의 유럽 선진국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우리 스스로가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익히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내 주변에 꺼져가는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다음의 심폐소생술 방법을 기억하길 바란다.

첫째, 양쪽 어깨를 두드리며 환자의 의식과 호흡을 확인한다.

둘째, 주변인에게 119신고를 부탁하고 자동 심장충격기를 요청한다.

셋째, 양팔을 펴서 가슴 정중앙에 손을 겹쳐 올린 후 5~6cm 깊이로 분당 100회 이상의 속도로 30회 압박한다.

넷째, 움직임이 있거나 119대원이 도착하기까지 반복하여 압박한다.

올겨울 우리 주위에 위급한 사람을 마주한다면 당황하지 말고, 심폐소생술을 해보길 바란다.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당신은 이미 따뜻한 두 손을 가진 생명의 수호천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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