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간 의미 있는 조율이 이뤄졌는지 주목…이달 중 한국서 다음 회의 예정

▲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회의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한미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을 위한 4차 회의를 마쳤다.

정은보 방위비분담 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한미 협상팀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모처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비공개 협상을 끝냈다.

이번 4차 회의는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 개최된 3차 회의가 미국 측이 자리를 뜨면서 파행된 지 2주 만에 재개된 것이다.

3차 회의 파행 후 한국에 "새로운 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한 미국과 "이런저런 대안을 준비하고 왔다"는 한국 사이에 얼마나 간극 조율이 있었을지 주목된다.

미국은 '부자나라'가 된 한국이 방위비 분담에서도 더 크게 기여해야 한다는 논리로 대폭 증액을 압박해왔으나 한국은 기존 SMA 틀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왔다.

미국 측은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는 4차 회의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우리 측은 SMA 틀 내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하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한미군 전부를 계속 주둔시키는 게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토론해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주한미군이 현 규모로 계속 주둔하려면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주한미군 카드'까지 꺼내며 방위비 압박에 나선 바 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도 한국국제교류재단(KF) 워싱턴사무소 송년 행사 인사말을 통해 "공평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함께 협력하고 동맹의 비용과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전 방위적 압박에 나서는 상황이다.

정 대사가 앞서 입국 직후 '윈윈'을 거론하며 "저희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안들을 준비하고 왔다"고 언급하는 등 양측 간에 의미 있는 조율이 이뤄졌는지 주목된다.

정 대사는 전날 협상장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 폭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여러 번에 걸쳐서 했는데 추가적인 상황 변화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내일 협상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정 대사는 방위비 협상과 주한미군 문제를 연계하는 듯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장에서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안 나왔다"며 "주한미군 문제도 (협상장에서) 전혀 언급된 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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