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분당차병원
[일간투데이 정현석 기자] 차의과학대학교 분당 차병원 외과 최성훈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미만성(길게 뻗어나가는) 담도암으로 간과 췌장에 암이 동시 침범한 환자에게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로 간·췌두십이지장을 동시에 절제해 암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간과 췌장을 동시에 절제하는 것은 최고난이도 수술로 이 사례는 외과학 분야에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소화기외과학회지(Journal of Gastrointestinal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분당 차병원 외과 최성훈 교수팀은 2018년 10월과 2019년 2월 고난도 암인 미만성 담도암을 진단받은 환자 두 명에게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로 간과 췌두십이지장 동시 절제 수술을 실시했다.

그 결과 환자 A씨(73)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13개월의 정기적 추적 관찰 결과 재발이나 부작용 없이 여행과 취미활동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환자 B씨(59)도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마치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담도는 간에서 생성된 소화제인 담즙이 췌장을 통과하여 십이지장으로 내보내는 기관으로 간에서부터 췌장까지 길게 뻗어 있다.

담도 주변에 중요한 혈관들과 맞닿아 있어 담도암이 발생하는 위치나 침범범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치료방법과 성공 가능성을 보인다. 담도암은 현재 수술이 유일한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지만, 담도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30~40%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위, 아래로 길게 뻗어 나가는 미만성 담도암은 간과 췌십이지장의 동시 절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수술 후 합병률도 높아 대부분 개복수술로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개복 수술은 수술 후 회복기간이 길고, 수술 후 추가 보조 치료 시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최소절개 수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었다.

최소 절개 수술을 위해서는 정확한 수술 타이밍을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외과,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등 여러 교수들이 모여 환자의 상태에 대해 논의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다학제 진료가 필수적이다.

분당 차병원 최성훈 로봇수술센터장은 “외과의사들에게서 가장 난이도 높은 수술로 손꼽히는 간-췌두십이지장 동시 수술을 복강경-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로 성공함에 따라 분당 차병원 외과의 의료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최소침습수술에 대한 연구로 환자들이 최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분당 차병원은 세계 최초로 보고된 2명의 환자 사례를 포함해 2019년 다학제를 통해 췌담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100% 최소침습수술을 진행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최소침습수술 담도암의 5년 생존율이 63%로 개복수술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수술 후 빠른 회복은 물론 적절한 시기에 보조 항암치료의 진행이 가능하며, 수술 후에도 정신적·육체적으로 수술 전과 같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큰 의의가 있다.

간, 담도, 췌장 질환을 수술로 치료하는 최성훈 교수는 세계 최초 십이지장 팽대부 종양의 로봇수술에 성공했으며 간절제술을 요하는 4형 담관낭종에 대한 로봇수술도 세계 최초로 진행해 학회에 보고한 바 있다.

간이식 간기증자에 대한 복강경 간절제술과 복강경 및 로봇 췌두부십이지장 절제술을 표준수술로 정착 시키는 등 최소침습 수술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복강경, 로봇 수술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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