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 ICBM 등 실험 중단"…라브로프, "北에만 일방적 요구는 안돼"

▲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해법을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두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양자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 이해 문제와 북한의 적대적 행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먼저 답변에 나선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기대에 대해 모호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한 뒤 "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며 북한을 향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과 핵 실험 중단, 비핵화 약속 준수를 촉구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제 이행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의사소통할 수 있는 장소와, 비핵화 달성을 위해 나아갈 길에 대해 그들(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협상 메커니즘을 노력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작업하고 있다"며 협상 재개 희망을 드러냈다.

특히 대북 제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지, 그 자체로 미국의 제재가 아니다"라며 "이 제재들은 러시아가 스스로 투표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모두 추동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한 대북 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협조를 주문했다.

또 "집행에 관해서 해야 할 더 많은 일이 항상 있다"며 해외 근로 북한 노동자의 송환 시한이 오는 22일이라고 상기한 뒤 "러시아에 많은 북한 노동자가 있다. 우리는 그들(러시아)이 그것을 완료하고 완전히 준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이크를 이어받은 라브로프 장관은 북미 간 직접 대화 필요성을 강조한 뒤 "러시아가 대화의 재건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핵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체제 안전 보장, 제재 해제 등 상호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대화가 상호적 조치라는 생각을 따를 때만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한다"며 "북한에 모든 것을 지금 당장 하라면서, 그 후에야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그리고 나머지 문제로 갈 수 있다고 요구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와 도발 중단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 체제안전 보장 등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북미가 단계적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모두발언에서도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접근법을 조정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교착상태를 고려하면서 향후 방향을 규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호적 조치, 조치 대 조치로 전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 길 위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엔이나 미국의 어느 제재에 해당하지 않지만 기업이 북한과 거래시 처벌을 우려해 물품들이 북한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런 상황이 지금 우리가 있는 교착 상태로 데려왔다"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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