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분석 반영한 예상인 듯…"北 ICBM 준비 여부 면밀 모니터링"

▲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사진=미 공군 제공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북한이 거론한 '성탄절 선물'이 장거리미사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브라운 사령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방담당 기자들과의 조찬행사에서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이겠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예상하기로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일종이 선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시점이) 성탄 전야냐, 성탄절이냐, 신년 이후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미 정보당국의 분석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다만 행사에서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브라운 사령관은 북한의 '성탄절 선물'과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그는 미국의 외교적 접근이 실패할 경우 2017년 북미 대치 상황에서 검토했던 것이 많아 금방 대응할 수 있다면서 전략폭격기 전개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는 미국의 공개 회동 제의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도 여러 대응조치를 준비하고 있음을 강조해 실질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운 사령관은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다고 본다"면서 "(북한이) 자진해서 했던 모라토리엄이 사라지고 아무 것도 당장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발표를 하고 발사는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8년 4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이라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바 있다.

브라운 사령관은 "우리의 역할은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도 "만약 외교적 노력이 무너지면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더힐은 보도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미리 생각하고 있다. 2017년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가 2017년에 했던 많은 것이 있어서 우리는 꽤 빨리 먼지를 털어내고 이용할 준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리(VOA)는 브라운 사령관이 2017년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당시 미국의 폭격기와 스텔스 전투기가 한국 전투기와 함께 북한 인근에 출격했었다면서 예전에 했던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은 전략폭격기 B-1이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로 대응할 가능성을 묻자 브라운 사령관이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우리는 모든 완전한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 나의 역할은 이 군사적 조언을 정리하는 것이고 우리의 지도부가 어떤 지렛대를 빼들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밀리터리닷컴은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거론하며 북한과 격렬히 대치하던 당시 미국이 검토했던 군사옵션 등을 우회적으로 거론하고 북한과의 대화국면 시작 이후 한반도 및 인근 상공에서 자취를 감췄던 미국 전략자산 전개 재개까지 열어두며 북한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한편 브라운 사령관은 한미연합훈련 재개와 관련해서는 "윗선의 결정이라며 전술적 수준에서의 준비태세에 대해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더힐은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운 사령관이 이날 취재진에 "ICBM 시험발사 준비와 관련한 진전 신호가 있는지 북한 지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북한 동향으로 볼 때 발사가 고정식 발사대에서 이뤄질지 이동식 발사대에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전날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완화 추진에 나서며 역할 확대를 도모하는 시점에서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택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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