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스타항공 지분 51.17% 매입…연내 SPA 체결할 듯

▲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연합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는다. 이스타항공 인수가 성공되면 국내 LCC 업계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연내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인수 지분율은 51.17%로 매각 예상금액은 약 700억원 규모로 예측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모회사인 애경그룹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노리는 등 덩치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제주항공·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을 통해 아시아나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인수 금액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아쉬움을 삼켰다.

애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고배를 마셨지만 강점을 지닌 LCC 분야에서는 선두 경쟁을 명확히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도 그러한 목표가 반영됐다.

애경은 지난 2006년에 제주항공을 설립하고 지난해에는 LCC 업계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보잉 맥스 기종 운항중단으로 시작해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불기 시작하면서 일본 노선 부진 여파로 경영환경이 악화됐다.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질 경우 항공사업자 면허 취소까지도 점쳐졌다. 이에 IB(투자은행), 항공 등에서 이스타항공의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더라도 당분간은 합병 체제가 아닌 양사체제로 운영된다.

지난 18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사내담화문을 통해 "합병 등 조직을 합쳐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각각 독립된 조직과 시스템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고용승계 문제는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합병 가능성은 일축했으나 제주항공-이스타항공의 탄생이 가시화된 가운데 이제 업계의 관심은 LCC업계의 구조개편으로 쏠린다.

현재 국내 LCC는 내년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는 2곳(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을 포함해 모두 9곳이다.

여기서 LCC 분야 1위인 제주항공, 5위인 이스타항공이 합쳐질 경우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이 높아졌다.

이러한 가운데 HDC그룹이 주축이 돼 성공시킨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차차 진행 중이다. HDC산업개발이 자금 확보의 부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분리매각하거나 재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나머지 국내 LCC 항공사들이 3·4분기에 이미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지표마저 등장했다. 업계의 경쟁이 더욱 강화되고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대체노선으로 떠오른 동남아 노선도 가격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9개사가 난립해 있던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의 통폐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저비용항공 시장의 재편 관점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항공 시장 재편은 경쟁사와의 차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선두 업체가 가격 경쟁을 주도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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