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곤<과천시민, 회사원>

▲ (노성곤 회사원) 사진=경기선관위
세계가 주목하는 IT강국 대한민국은 빨라진 5G 인터넷만큼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서점에서 만화책을 사서 보거나‘무한도전’같은 TV 프로그램을 보며 즐거워하는 게 전부였지만, 요즘 어린 세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편리하게 온 세상을 보고 있다.

청소년 시절 내 또래의 관심사는 그저 이런 저런 놀이와 축구 같은 스포츠 정도가 전부였다면, 요즘 청소년들은 무궁무진한 정보의 채널을 가지고 예전 같으면 어른들이나 관심을 가졌을 법한 정치, 경제, 사회적인 의제에도 관심을 가지며 나아가 상당한 상식을 가진 이들도 많은 것 같다. 이들이 어른이 되어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되면 좀 더 나은 세상이 찾아오지 않을까.

최근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이슈인‘민식이법’개정 등 많은 사람들이 SNS를 활용하여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견을 올리기도 한다. 가끔은 어이없어 보이는 주제도 있지만‘깨어있는 젊은이’들은 마음으로 공감하며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청원에 대한 투표를 통해 공감을 표시한다.

이러한 사회적 의제에 대한 성실하고 깊이 있는 관심·실천과는 달리 주권자로서의 기본적인 의무이자 권리인 투표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차피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평범한 서민은 계속 힘들게 살 수밖에 없으리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한번 흙수저는 영원히 흙수저 인생을 살아야한다고 자포자기한 나머지 평소에는 사회적 모순에 대해 비난하지만 정작 선거일에 투표를 포기하는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의 소중한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는 건 마치 기적이 생길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현실인 셈이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깨어있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하여 정말 그러한 기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몇 해 전 우연찮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개표사무를 보조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개표장에서 투표용지에 낙서를 하거나 찢거나 해서 무효가 된 투표지를 쉽게 볼 수 있었고, 그 무효표를 볼 때마다 매우 가슴이 아팠다. 세상이 쉽게 변하진 않겠지만 투표를 통해 적어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꿔보려는 노력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에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바위를 향해 수없이 달걀을 던지다보면 바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고 그러한 노력을 보는 이들은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세상의 변화를 꾀하게 될 것이다.

비록 한 개인의 투표가 곧바로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한 표 한 표가 모여 우리사회의 집단적 의견으로 표출된다면 세상은 틀림없이 바뀌게 될 것이다.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우리의 소중한 한 표마다 각자의 간절함을 담아 세상을 바꿀 씨앗을 심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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