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서 메디컬테스트·입단 회견 예정
아이스하키 전설 ‘그레츠키’ 상징 '99번' 달까

출국 직전 류현진.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류현진(32)은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까.


류현진은 25일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메디컬테스트 이후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연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류현진은 지난 23일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약 929억4000만원)에 입단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의 계약은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전담했다.

류현진은 올해 29경기에 등판해 182⅔이닝을 소화하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올리며 화려한 시즌을 장식했다.

계약이 완료되면 류현진은 토론토 구단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FA 계약을 한 투수로 기록된다.

토론토는 류현진을 영입하면서 총액 8000만달러와 평균 연봉 2000만달러에 합의한 상태다.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수 최고액도 다시 쓰게 된다.

한국인 투수 FA 최대 규모 계약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2001년 12월 21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5년 6500만달러다.

류현진이 토론토의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동시에 한국인 최고액 연봉 메이저리거는 박찬호가 아닌, 류현진으로 바뀐다.

메디컬테스트를 마치면 류현진은 입단 기자회견을 열어 '토론토 선수'의 번호를 부여받게 된다. 현지 언론들이 류현진이 토론토에서 등번호 99번 번호를 달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과 베이스볼얼머낵에 따르면, 토론토에서 1977년 창단 이래 등 번호 99번을 쓴 선수는 전무했다.

아이스하키의 나라인 캐나다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이스하키 선수로 추앙받는 캐나다 출신 웨인 그레츠키가 99번을 달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2000년 2월 7일, 그레츠키의 99번을 지금도 유일한 전 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런 위상을 고려하면 류현진이 토론토에서 99번을 배정받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띠게 된다. 류현진이 99번 번호를 단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에 등장하면 첫 ‘99번’ 선수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류현진은 200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에서 99번을 달고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류현진은 한화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9년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뜻에서 99번을 계속 달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BO리그에서 MLB로 직행한 최초의 선수인 류현진은 올해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빅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현지 언론은 "인천 출신의 류현진은 독특한 모습으로 다저스의 색깔을 더 다양하게 만들었고, 구단의 전통을 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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