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IPO 등 호재 살피되 리스크관리 해야

▲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D를 투자를 통한 기술 수출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고 있다.(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내년 시장을 주도할 산업군(Sector)으로 ‘제약바이오’를 조심스럽게 추천하고 있다. 올 한해 임상실험 결과와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급등락을 거듭했기 때문에 찬반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계에 다다른 타 산업군 대비 성장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라고 해서 무조건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각 기업별로 상황이 다른 만큼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26일 하나금융투자 제약·바이오 담당 선민정 연구원은 ‘2020년 대비 저점 매수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섹터 내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주가가 상승국면에 있다”며 “회복되는 투자심리와 함께 내년에 상장될 대어 ‘SK바이오팜’ 등을 통해 투자심리 해소를 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올 한해 대형바이오주는 임상결과 발표를 전후로 주가 급등락을 보이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지난 8월에는 ‘신라젠’의 임상 3상 무용성 평가 결과로 주가가 단 4일 동안 70% 가까이 폭락하는가 하면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등도 비슷한 이유로 주가가 출렁였다.

또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5월 식약처로부터 골관절연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아 상장적격 실질심사대상에 올라 시장에 충격을 준 가운데,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의 구속심사 여부가 27일 결정된다.

이러한 악재를 딛고 하반기에는 제약바이오 섹터가 다시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월 한달간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장주들이 부정적 이슈에서 벗어나면서 주가가 상승했고, 한미약품, 녹십자, 동아에스티 등이 견조한 실적을 내놓으며 제약바이오 섹터 반등에 힘을 실었다.

9월 말 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결과 발표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된 제약바이오 섹터는 10월 한달 동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상승했다. 11월엔 전달의 상승세에 부담을 느끼며 숨고르기에 나선 모습이었지만, 연말로 갈수록 호재들이 등장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달 초 알테오젠이 기술이전 이슈로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그 중 하나다.

특히 업계에서 기대감을 갖는 건 내년 대형 기업공개(IPO)의 서막을 알리는 SK바이오팜의 상장이다. 하나금융투자 선 연구원은 “내년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가 세너바메이트 가치만으로도 5조5000억원으로 추정돼 전체 시가총액은 6조~8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과거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형 제조시설이 필요한데 반해 SK바이오팜은 순수 신약개발 기업으로 새로운 성공사례를 제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SK바이오팜의 상장이 대형주들의 수급엔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소형주 들에겐 저점 매수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R&D 효과와 기술이전 기대감이 큰 ‘오스코텍’, 기술이전 효과와 CAR-T 임상을 준비하는 ‘앱클론’, 비대흉터치료제 미국 임상 2상 진입 등을 앞둔 ‘올릭스’” 등을 추천했다.

업계에선 3년만에 국회를 통과한 ‘첨단바이오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숙원이라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자원에 관한 법률안’(일명 첨단바이오법)이 법안 발의 3년만에 국회에 잠들었던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첨단바이오법 시행은 재생의료에 관한 임상연구를 활성화하고 신약 출시 속도를 단축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줄기세포와 유전자 관련 신약 개발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꼬가 터진 기술 수출의 연속 여부도 내년 한해 제약바이오 ‘비상(飛翔)’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올해 국내 제약사 기술 수출은 총 9건, 금액으로는 약 4조5796억원이다.

유한양행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기술 수출로 외국계 제약사와 5500만달러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JW중외제약도 중국 기업에 통풍치료제 기술을 7000만달러에 계약하는 등 여러 이슈 속에서도 기술 수출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 대형증권사 WM팀장은 “제약바이오주가 올 한해 투자자들을 힘들게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에 5G테마와 관련된 정보통신기술(ICT) 종목들과 더불어 시장을 이끌 주도주라는데 시장의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라며 “다만 섹터 전체로 접근하기 보단 각 종목이 가진 리스크관리에 기반한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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