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회장 지휘 아래 대규모 투자·연구개발로 AI 경쟁력 확보 박차
LG전자, 글로벌 AI연구 거점 구축, AI인재 영입·육성 강화

▲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지난 9월 24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 회장, 조준호 LG인화원 사장,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사진=LG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TV·가전 등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약세를 쉽게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LG그룹은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회장의 지휘 아래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는 지난 4월 LG사이언스파크 산하에 인공지능 조직인 'AI담당'을 신설하고 AI 인력을 채용하는 등 전사적 차원에서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AI담당은 그룹의 중장기 인공지능 전략 수립 및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나가며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LG 인공지능 '씽큐'가 구현된 체험공간 'LG 씽큐 AI존'. 사진=LG전자

◇LG, LG사이언스파크 산하 'AI담당' 신설…전사적인 AI 전략 조율

지난 11월 말에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AI·빅데이터 토크 콘서트'를 열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구매 성향을 예측하는 기술, 제조 분야에서 불량 제품을 검사하는 기술 등 최신 AI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또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다수 그래픽처리장치(멀티 GPU) 활용이 가능해져 딥러닝(심층 학습) 작업 시간을 30% 이상 단축하는 AI 개발 인프라를 공개했다. AI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와 최신 알고리즘(소프트웨어) 및 빠른 연산 속도를 가진 컴퓨터(하드웨어)와 연관돼 있다. 특히 빠른 연산 속도를 자랑하는 GPU는 최근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슈퍼컴퓨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LG는 개발자들이 손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직접 코딩을 하지 않더라도 마우스 클릭 등으로 화면에 있는 메뉴를 선택해 작업할 수 있도록 사용자 그래픽 인터페이스(GUI)를 적용했다. 아울러 AI 개발 인프라를 통해 계열사간 AI와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공유해 개발자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아마존, 구글 등과 협업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도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LG 클로이 로봇. 사진=LG전자

◇LG전자, AI·빅데이터·자동차부품·로봇 등 미래성장사업 박차

그룹 주력사인 LG전자는 AI와 빅데이터, 자동차부품, 로봇 등의 미래 성장사업에서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며 외부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2017년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하고 인식 기술, 딥러닝(심층 학습) 알고리즘 등 인공지능 제품·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다.

또 글로벌 5개 지역에 AI 연구개발 거점을 설치했다. 북미연구·개발(R&D)센터에는 선행 인공지능 연구조직인 '어드밴스드(Advanced) AI랩’을 두고 딥러닝, 미래자동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소프트웨어연구소 내 인공지능 연구 조직에서는 생체인식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의 인공지능 연구 관련 풍부한 인프라와 토론토 대학의 뛰어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캐나다 토론토에 '토론토인공지능연구소(Toronto AI Lab)'를 설립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정교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가공해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LG전자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로봇 제품들을 선보이는 가운데 오픈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과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사와 로봇주행 공동 연구 ▲CJ푸드빌사와 식당용 로봇 공공 개발 ▲'아들과딸'사와 협업해 인공지능 교육용 홈로봇 'LG클로이' 상용화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로보스타(Robostar), 보사노바 로보틱스(BossaNova Robotics), 아크릴, 로보티즈(Robotis), 엔젤로보틱스 등 회사에도 지분을 투자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 AI기반 스마트홈 서비스 강화

LG유플러스 AI서비스는 스마트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LG유플러스는 'U+IoT'(사물인터넷)와 연동해 20여종의 가전제품을 말로 제어하고 스피커에 말을 걸어 날씨·뉴스·교통 등 콘텐츠를 들을 수 있다. 또 구글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해 스마트폰을 통해 음성명령으로 U+IoT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1월 말 단행된 조직개편을 통해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퍼스널 솔루션(PS) 부문'과 인터넷(IP)TV 및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담당하는 '스마트홈부문'을 통합해 '컨슈머 사업총괄'을 신설하는 한편 최고전략책임(CSO) 산하 디지털 전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DX담당'을 새로 만들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그룹'을 둠으로써 빅데이터와 AI, 클라우드간 시너지를 도모할 예정이다.

◇LG CNS, 'DAP 2.0' 출시 통해 AI기반 데이터 수집·관리 '답(答)' 제시 기대

LG CNS는 최근 출시된 AI빅데이터 플랫폼 'DAP(Data Analytics & AI Platform) 2.0'을 통해 ▲고객(개인별 상품추천) ▲생산품질(통합품질분석) ▲물류(물류/생산최적화) ▲경영관리(인사/재무효율화) ▲리스크 관리(정보보안강화) 등 사업 전 영역에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 관리가 가능한 '답(DAP·答)'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AP는 스마트 편의점 '스마트 스토어'에도 적용돼 편의점을 찾는 고객이 자연스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챗봇 서비스에도 활용돼 상품 가입 안내와 같은 단순 서비스를 넘어 실제 상담원과 대화하는 것과 같은 고객센터 구축이 가능하다.

◇해외 AI인재 영입과 함께 사내외 교육프로그램 통해 인재 육성 심혈

AI인재 영입도 활발히 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컴퓨터공학부 소속 조셉 림 교수를 영입했다. 림 교수는 CTO 부문 산하 인공지능연구소의 영상지능 연구를 담당하며 임원급 대우를 받는다. 림 교수는 강화학습 알고리즘, 딥러닝, 컴퓨터비전 등을 접목한 영상지능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앞서 지난 5월 LG전자는 세계적인 AI 연구기관인 '벡터연구소'의 창립멤버이자 AI망 전문가인 다린 그레이엄 박사를 토론토인공지능연구소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LG전자는 인공지능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기본, 중급, 고급, 전문가 등으로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캐나다 토론토대학교와 함께 '인공지능 전문가(AI Specialist)' 교육 및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지도교수를 포함한 인증위원의 심의를 거쳐 LG전자 인공지능 전문가로 선정되면 주요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 솔루션을 개발하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연구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멘토로 활동하게 된다.

또 올 1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LG전자-KAIST 인공지능 고급과정'을 개설해 영상·음성·제어·고급알고리즘 등 4개 영역 10개 과정을 운영했다. 과정을 수강하는 LG전자 연구원들은 KAIST 교수에게 직접 인공지능 심화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소프트뱅크 펀드 참여·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 통해 스타트업 투자 진행

LG전자는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에 지분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인 '에이아이(AEye)'는 라이다(LiDAR)와 고해상도 카메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수행하는 칩을 하나로 모은 센서 '아이다(iDAR)'를 개발한 기업이다. 또 이스라엘에 있는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인 '바야비전(VayaVision)', 객체인식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 등에도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차량 기술이나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펀드인 '차이나 모빌리티 펀드', '매니브 모빌리티 2'에도 투자했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AI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만든 약 3200억원 규모의 펀드에 200여억원을 공동 출자해 글로벌 AI생태계 조성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미래 준비와 기존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5000억원을 출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벤처캐피탈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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