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흰쥐를 뜻한다는 경자년(庚子年)이다. 십이지 중 자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로 십이지 중 첫 번째이고 방향을 상징한다고 한다.

지난 10년을 접고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첫해라는 점에서 그 출발점은 우리에게 희망과 응전을 다짐하는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더욱더 그 다짐을 되새김질 하게 한다. 장기 불황의 여파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청년들이 국내에서는 갈수록 청년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가운데 한국의 청년실업률 순위는 11위에서 22위로 떨어졌다. 10년 전엔 한국의 실업률이 OECD 평균보다 3.3%포인트 낮았는데 이젠 0.4%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수출 또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13.9% 이후 10년 만이다.

유사 이해 어느 해도 그해에 따른 도전과 응전이 있었다. 우리가 마주한 2020년도 그간 압축성장 속에 쌓아온 국력이 진검승부를 겨누는 10강들과의 도전에는 더 견고한 도전과 응전이 기다리고 있다.

다행인 것은 올해가 흰쥐를 상징하는 경자년이라는 점에서 희망가를 부르고 싶다.

우리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만화와 영화로 친숙한 미키마우스가 바로 흰쥐라는 점에서 그렇다.

중국의 위대한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1970년대 말 초근모피의 중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행한 개혁개방의 첫 일성이 흑묘백묘(黑猫白猫)론 이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중국 인민을 잘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국가가 국민이 잘살도록 하는데 경제정책을 우선하겠다는 대외정책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표현이 흑묘백묘론이었다.

하지만 우리 앞에 처한 국내외 정세는 흑묘백묘 앞에 놓인 쥐 형국이다. 미·중 간 무역분쟁의 소용돌이 속에 남북과 한일의 관계가 그렇다.

주요 수출상대국 간 무역분쟁 사이에 낀 채 수출 규모가 줄었고, 한일 간에는 끊임없는 긴장 관계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마저 남한에 대한 불신으로 남북 간 미래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들 앞에 놓인 형국이지만 바로 그 흰쥐는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상징인 미키마우스라는 점은 우리에게 희망을 상징한다.

월트 디즈니가 아니었다면 쥐는 약탈과 탐욕으로 전락했겠지만 월트 디즈니 덕분에 흰쥐는 흑묘백묘의 노림수에도 기지를 발휘에 어려운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전환하는 꾀돌이 역할에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상징이 됐다.

월트 디즈니가 만화영화를 그리는 애니메이터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그의 나이 18세 때인 1919년이었다고 한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10여 년 후인 1928년 세상에 처음 미키 마우스를 선보였다. 영화, 캐릭터, 놀이동산 등으로 확장된 월트 디즈니의 상징이 바로 쥐라는 점에서 우리가 쥐를 단순한 쥐가 아닌 쥐를 미키마우스로 변신시킨 월트 디즈니의 발상 전환을 꿈꿔 봤으면 한다.

한마디로 디즈니는 만화·영화·캐릭터·출판·음반·놀이공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오락 분야의 콘텐츠를 제작·배급하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시대를 넘어 성장 중이다. 나라와 인종·성별·나이에 관계없이 전 세계를 고객으로 하는 글로벌 톱 브랜드다.

미키마우스를 상상한 월트 디즈니가 꾼 꿈이 실현된 현실이다.

더욱이 흰쥐는 부지런하고 재물을 지키는 존재로 풍요, 희망, 기회의 상징이다. 쥐는 북극, 남극은 물론 사막지대까지 지구상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하는 생명력이 뛰어나기도 한다. 설화나 전래동화처럼 선천적으로 눈치 빠르고 홍수, 화산, 지진, 산불 등 자연재해를 예고하는 영물로 흑묘백묘로부터 생존길을 찾은 영특함도 겸비하고 있다.

모든 동물 중 흰색을 띤 동물은 상서로운 존재라는 점에서 흰쥐는 미키마우스와 같은 부와 어떤 곳이든 탁월한 적응력으로 우리나라와 국민이 가정, 정치, 경제, 국방,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만사형통(萬事亨通)’의 한해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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