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책임론과 무게론 사이에서 이견 분분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현수기자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황교안 지도부 체제에 대한 이견을 보이면서 황교안 지도부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과 한선교 의원이 각각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들이 바라보는 황교안 지도부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한 의원은 “황교안 체제에 대해 비판이 많이 있다”면서도 자신이 황교안 체제의 첫 사무총장을 지냈기 때문에 황교안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16년 동안 여의도 국회에서 생활했다. 참 긴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저를 이제까지 받아주고 또 키워주고 보호해주고 격려해줬던 당에 대한 저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회견 마지막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회상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 저를 용서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김현수기자

반면 여상규 의원은 한 의원과 다르게 지도부 책임론을 꺼내들면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 여 의원은 “당 지도부가 막아냈어야 한다. 말도 안되는 악법들이 날치기 통과되는 현장에서 한국당은 매우 무기력했다”면서 지도부 비판을 꺼내들었다.

여 의원은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될 걱정만 하는 마당인데, 걱정하지 마라 내가 책임지겠다는 지도부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그에 더해 “이런 여당을 막기 위해 우리 자유주의 진영에서 빅텐트 하에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당 지도부는 이를 추진이나 하고 있는 것인지,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지도부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당 지도부라면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번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그런 비전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탄식했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게 드리는 인사’에서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암담한 상황을 견뎌내신 국민께서 새해만큼은 희망차게 맞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걱정만 더 해 드려서 한없이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부터 먼저했다.

이어 “선거법과 공수처법은 국민을 위하는 정상적인 국가, 정상적인 정치라면 도저히 통과될 수 없는 반민주 악법이며, 좌파 독재의 길을 여는 법들이기에 낭떠러지기 끝에서 싸우는 심정으로 맞서 싸웠다”면서도 “하지만 막지 못했다.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했다.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언급했다.

총선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총선불출마를 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당 지도부 책임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져 황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됐다.

이런 상처는 결국 총선 공천으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황 대표가 과연 앞으로도 계속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김현수기자

공천 과정에서 공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면서 황 대표의 리더십에 또 다시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례 위성정당 창당까지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황 대표의 리더십은 더욱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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