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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공개, 감염병 예방 및 통제 효과 ↑노진원-박기수 교수 공동 논문에서 밝혀
  • 최종걸 기자
  • 승인 2020.01.03 11:22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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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 교신저자인 박기수 고려대 의대 연구교수(사진 왼쪽)와 카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WPRO) 사무총장(오른쪽).

[일간투데이 최종걸 기자] 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빅데이터 3법이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중대한 국가 위기사태 때 정보공개가 이를 사전 차단 및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초기 대응 실패로 186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38명이 사망한 사태에 대한 정보공개가 감염자 사전 차단과 통제에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구한 논문에서 정보공개가 사태를 차단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노진원 단국대학교 보건행정학과 부교수(주저자)와 박기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환경의학연구소 연구교수(교신저자)는 올해 1월 1일자로 게재한 ’환경 및 공중보건 연구과 관련한 온라인 과학 학술지인 IJERPHhttps://www.mdpi.com/journal/ijerph 스위스 바젤 소재)‘에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해 정보공개(메르스 노출 병원명 공개)가 실제 감염자 차단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감염병 예방 및 통제에 대한 정보공개 정책 효과 대한민국의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중심으로(Effect of Information Disclosure Policy on Control of Infectious Disease: MERS-CoV Outbreak in South Korea)'란 주제의 논문에서 두 저자는 지난 2015년 5월 20일부터 환자 발생이 종료된 7월 5일까지 일별 환자 발생 및 격리자 현황을 시계열적 관점에서 5월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6월 6일까지 꾸준히 증가했다가 환자와 해당 환자가 들렀던 병원을 공개한 시점인 6월 7일 이후부터 감소하는 추세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매우 유의한 결과치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환자가 찾은 병원을 숨겼던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는 점과 메르스 노출 병원명을 신속하게 공개함에 따라 메르스 환자의 추가 발생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원인 중 하나로 이 논문은 진단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대전 대청병원에 지원된 군의관과 간호장교 모습.사진=연합뉴스

교신저자인 박기수 박사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공개(Information Disclosure)는 단순히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차원을 넘어서, 감염병 자체의 확산을 방지하고 통제하는 기능까지 있음을 규명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정보공개와 관련한 위기 시 정보소통(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정책이 역학적 방역 수단과 동일하게 감염병 통제 및 예방 기능을 하고 있음을 국내 연구에서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이와 유사한 감염병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건당국은 물론, 관련 기관에서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 감염병 통제 및 확산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추정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당시 메르스 여파로 인해 사회경제적 피해 규모가 20조 원에 이르렀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국민 건강 피해 축소는 물론,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여서 주목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5월 20일 바레인에서 입국한 68세의 남성이 첫 확진자로 확인된 이후 186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메르스 환자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2015년 5월 20일 바레인에서 입국한 한국인 A 씨가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 환자로 확인되면서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A 씨는 입국 당시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으나 일주일쯤 지난 5월 11일부터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차도가 없어 세 차례 병원을 옮긴 A 씨는 결국 5월 19일 확진 판정을 받아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으로 옮겨졌다.

이후 보건당국은 메르스의 감염률이 높지 않다고 밝혔으나,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나온 것은 물론 3차에 이은 4차 감염까지 속출하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던 10대 환자와 임신부 감염자까지 발생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부는 메르스 확진자가 첫 발생한 이후 18일만인 6월 7일 환자가 발생한 병원 6곳과 환자가 경유한 병원 18곳 등 24개 의료기관의 이름을 긴급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당시 환자가 발생한 병원 6곳과 환자가 경유한 병원 18곳인 평택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여의도성모병원, 365서울열린의원, 하나로의원(서울 중구), 윤창옥내과의원(서울 중구), 성모가정의학과의원(서울 성동구), 평택굿모닝병원, 평택푸른의원, 평택 365연합의원, 평택 박애병원, 평택 연세허브가정의학과, 수원 가톨릭성빈센트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부천 메디홀스의원,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 오산한국병원, 보령 삼육오연합의원, 천안 단국대의대부속병원, 아산서울의원, 대전 건양대병원, 대전 대청병원, 순창 최선영내과의원 등 24개 의료기관 모두를 공개하고 환자 경리와 차단에 나선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뒤늦은 2015년 10월 25일 발표한 ’2015 대한민국의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대한민국의 메르스 사태에서 확인된 슈퍼전파자는 모두 5명으로, 이들 5명이 전체 메르스 환자 186명 중 82.3%인 153명의 감염자를 발생시켰다.

초기 대응 실패로 우리나라는 2012년 메르스가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 25개 국가에서 1,167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479명이 사망한 가운데 환자와 사망자 대다수는 사우디아라비아(1,010명 감염 · 442명 사망)에 이어 우리나라가 감염자와 사망자가 2위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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