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출 감소세로 전환…중소기업 대출 증가세 둔화

▲ 지난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40조3000억원 오르는 데 그쳤다. 사진=연합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지난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40조3000억원 오르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성장률을 5%안팎으로 관리하도록 한 총량규제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10조7562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말보다 7.1%(40조3927억원) 증가해 600조원을 돌파했다. 600조원을 돌파했지만 증가폭은 2018년 증가율(8.0%·42조556억원)보다는 둔화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더욱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은행권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국내총생산 증가율 수준인 5%대로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전년 총량규제 수치로 제시한 7% 내외보다 더 낮은 수준이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4.7%)과 우리은행(5.5%)이 금융당국의 총량규제를 지켰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新)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을 감안해 지난해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주택금융공사에 정책성 대출 3조원 가량을 양도하며 총량규제를 지켰다.

반면 농협은행(9.3%)과 신한은행(9.0%)은 9%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신한은행은 주택금융공사로 넘겨야 할 대출자산을 빼면 가계대출 증가율이 5%대로 낮아져 사실상 총량규제를 준수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명목상 증가율은 7.8%이나 공사로 양도할 자산을 빼면 4.8%로 내려간다.

농협은행은 비교적 가계대출을 늘린 셈이다. 농협은행은 여신이 많이 늘어나자 우대금리 폭을 축소하고 일부 대출상품을 축소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을 내놨다.

가계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5대 은행을 합쳐 437조3780억원으로 전년보다 8.0%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17년 4.2%, 2018년 7.2%, 지난해 8.0%로 최근 3년 사이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시장 동향과 관련성이 높다.

한편 기업대출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72조791억원으로 지난해 4.1% 감소했다.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았고 저금리 기조에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출은 2.4% 증가한 2018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7.4% 늘었다. 다만 증가율이 2017년 9.3%, 2018년 8.0%, 지난해 7.4%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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