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우리 문학, 음악 그리고 영화까지 공감하는 것 같다.

최근 들어 세계인들의 릴레이 칭찬과 격려가 수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학의 고장 영국에서 ’채식주의자‘의 저자인 한강 씨 작품을 인정했고 대중음악의 본고향 영국과 미국도 방탄소년단(BTS)의 노래와 춤에 반했다. 이번엔 미국 할리우드에서 우리 영화 ’기생충’을 외국어작품 최우수작으로 꼽았다.

맨부커상(Man Booker Prize)은 지난 1969년에 제정한 문학상으로 매년 영국, 아일랜드, 호주 등 영국 연방 국가 작가들이 영어로 쓴 영미 소설들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했지만 2005년부터는 영연방 지역 이외 작가가 쓴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했다. 인터내셔널 부문은 영어로 번역돼 영국에서 출간된 외국 문학작품에 주는 상이다. 영화로 치면 미국 아카데미상의 외국어 작품상에 해당한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의 특징은 작가와 번역가에게 함께 상을 준다는 점이다. 바로 그 상을 지난 2016년 한강 작가가 쓴 ‘채식주의자’가 인터내셔널 부문에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와 함께 수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팝의 본고장인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우리 대중음악인 케이팝(K-POP)에 대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게 K팝의 힘'이라는 특집 다큐멘터리로 조명한 적이 있다.

어떻게 세계 음악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서울에 와서 취재 후 그 배경을 특집으로 방영한 것이다. BBC4가 내보낸 프로그램 제목도 'K팝 아이돌스: 인사이드 더 히트 팩토리'(K-Pop Idols : Inside the Hit Factory)‘라고 거창하게 붙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세계 톱스타들이나 섰던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지난해 6월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 장면을 시작, BTS가 수많은 관중의 환호를 받는 장면과 주한미군 주둔지와 함께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전했다.

BBC는 K팝 공연을 관람하는 팬들은 '강력한 경험의 공유'를 체험하게 된다고 전하면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 그것이 K팝을 이토록 강력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8년 8월 잠실 88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순회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홍콩, 태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을 돌며 1년여 동안 62회 공연에 206만 명의 관객들을 공연장에 찾게 했다.

이번에는 새해 벽두부터 대중영화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는 낭보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5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기생충'을 선정했다고 한다. '기생충'은 최우수 외국어영화상(베스트 모션픽처-포린 랭귀지) 부문에서 스페인 출신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를 비롯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프랑스), '더 페어웰'(중국계·미국), '레미제라블'(프랑스) 등 쟁쟁한 작품들과의 경합에서 수상한 것이어서 한국 영화계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콘텐츠가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것은 '기생충'이 최초, 후보 지명 자체도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다.

우리 문화를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인 에이앤이 네트웍스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질 좋은 콘텐츠라고 평한 점을 주목하고 싶다.

그는 질 좋은 콘텐츠는 바로 한국만이 갖고 있는 다양성에 방점을 뒀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도 하나의 장르가 지배하지 않고 다양함이 공존할 수 있는 게 인상적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한마디로 지칠 줄 모르는 ’끼‘ 또 다른 말로 ’흥‘ 에 세계가 공감하고 동감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문학, 음악, 영화 등 예술도 세계가 인정하고 이를 최고로 치켜세운 점에서 우리 안에 내재한 다양성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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