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올 한해 국정 목표를 국민에게 알리는 신년사를 밝혔다. '확실한 변화'를 통한 '상생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더 자주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러면서 가장 아름다운 변화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탄생하는 힘겨운 탈피의 과정일 것이라며 지난 2년 반은 그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기였음을 밝히고 나비로 '확실히 변화'하자고 호소했다.

노·사라는 두 날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라는 두 날개, 보수와 진보라는 두 날개, 남과 북이라는 두 날개로 '상생 도약'하자고 주문했다.


경제와 사회 구조의 근본적 변화와 개혁에 '확실한 변화'로 국민의 노고에 보답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변화와 개혁은 쉽게 빨리 결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다짐이 국민의 피부로 느끼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지속적인 개혁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신년사 서두에 제시한 우리 경제 중추인 40대와 제조업 고용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40대 퇴직자와 구직자에 대한 맞춤형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민간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규제혁신과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는 목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지원을 통해 여성·청년·어르신의 노동시장 진입도 챙기겠다는 대목은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창조적 파괴만큼이나 현 노동 시장구조를 바꾸지 않은 한 힘겨운 일일지도 모른다.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전 국민 내일배움카드제'를 통해 고용 안전망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는 그래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4차산업혁명이 우리 산업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는 시점에 노동시장도 그 변화에 맞춰 재교육을 통해 이들이 다시 변화된 시장에 합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는 국민이 있다면 정부가 나서서 사다리를 놔주는 역할에 예산과 재정집행을 과감하게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이 각자 분야의 현장 경제 주체로 진입해야 선순환 효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고령사회로 이미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 축적된 경험이 응축된 은퇴자들이 그들이 축적한 각 분야의 소중한 경험을 다시 사회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개혁은 당면한 과제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인구의 상당 부분이 은퇴자로 계속해서 증가할 경우 국가가 짊어질 무게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챙겨야 할 대목이다.

대통령도 변화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그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행동 주체인 지자체와 행정부도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신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북이라는 대치국면에서 미국, 중국, 일본 틈바구니에 생존을 넘어 멈출 수 없는 초격차 기술전쟁을 치르고 있다. 세계가 초연결 시대로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한 번 뒤처지면 낙오되는 살벌한 시대에 변신하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숫자만 매년 증가하는 현실에서 이들 공무원이 국민의 무거운 짐을 나눠서 진다는 헌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통령의 다짐도 의례적인 신년사로 그칠 수 있다.

누구나 신년이면 다짐을 한다. 그 다짐이 한해를 돌아보는 시점에 어떻게 열매로 맺어졌는지는 각자의 몫인 것처럼 그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의 변화다.

국민에게 주문하기 전에 정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매의 눈으로 살피고 제도로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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