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매출액 229.52조원…전년比 5.85% 감소
지난해 4분기 영업익 7.1조…'반도체 바닥론'·'1회성 이익론' 관측

▲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과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반토막났다.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가장 낮았고 매출액도 2016년 이후 최저치로 최근 몇년간 지속된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장기 호황)'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다만 지난해 1, 2분기 6조원대 머물던 영업익이 3, 4분기 내내 7조원을 유지함으로써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4분기에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성적을 거두면서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지났다는 관측이 있는 가운데 1회성 이익의 실현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229조5200억원, 연간 영업익 27조7100억원의 잠정실적을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보다 연간 매출액은 5.85% 감소했고 연간 영업익은 52.95% 급감했다. 연간 매출액은 2016년(201조800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연간 영업익은 2015년(26조4000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4분기는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 7조1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2018년 4분기(59조2650억원) 대비 0.46% 감소했고 지난 3분기(62조35억원)에 비해서는 4.84% 줄었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10조8006억원)에 비해 34.26% 급감했으며 전분기(7조7779억원)보다 8.74% 감소했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분기별 영업익은 1, 2분기에 6조원대에 그쳤지만 3분기에 7조원대를 회복했으며 4분기에도 7조원대를 지켜 4분기가 바닥임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런 실적 방어의 배경에는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했고 원가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의 급락으로 반도체 사업부문 영업익이 3조원에 미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강해 실적 하락을 막은 것으로 설명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D램과 낸드 부문에서 수요 증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한 자릿수대 중후반 출하 증가율을 나타냈을 것"이라며 "4분기 반도체 영업익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3조원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IT·모바일(IM) 부문에서는 '갤럭시 노트10'과 '폴드' 등 고사양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예상보다 호조를 띄면서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스마트폰 경쟁 확대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늘고 중저가폰 판매가 부진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 중반대로 추정됐다.

이밖에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도 프리미엄 TV 판매와 건조기 등 신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여 영업이익이 6000억원 이상을 거뒀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반도체 부진을 상쇄시키는 효자 노릇을 했던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이 4분기에는 크게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와 함께 디지털솔루션(DS) 사업 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과 중국향(向)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본격화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 등이 맞물려 수익이 부진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익은 전분기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4000∼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실적 전망은 이달 말로 예정된 부문별 확정실적 발표때 확실히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명섭 연구원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 향상에는 1회성 이익 실현 요인이 있어 보인다"며 이같이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애플로부터 9000억원 가량의 보상금을 받아 시장 예상을 웃돈 바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1분기, 늦어도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을 보여 올해 영업익은 지난해보다 40% 이상 증가한 27조원대, 매출액은 10% 이상 증가한 230조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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