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단축·삼성전자 노조 조직 이뤄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훌륭한 후배들을 믿고마지막 임기 날까지 위원장 역할을 잘 마무리하고 '영원한 한국노총 노조원'으로 돌아가겠다"고 털어놓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허우영 기자] "'김주영은 적어도 우리의 뒤통수를 치지 않을 것 같아서 뽑았다'는 한 조합원의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노동운동을 했는데 되돌아보니 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주영(58) 한국노총 위원장이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같은 속내를 털어놨다. 고교 졸업 후 한국전력에 입사한 김 위원장은 지난 1996년 전력노조 서부지부장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2002년 16대 전력노조 위원장 당선 후 19대까지 내리 4연임에 성공하며 전력노조의 두터운 신망을 쌓았다. 또 2012년 전국 전력노조와 수자원공사, 토지주택공사 등이 속한 공공노련이 출범하면서 초대위원장을 맡았고 역시 공공기관 노조원의 전폭적인 지지로 내리 3연임을 한 후 2017년 대한민국 제1 노동단체인 한국노총 제26대 위원장에 선출됐다.

퇴임을 20여일 앞둔 김 위원장은 지난 1990년대 노동조합에 첫발을 들이고 치른 선거에서 당시 한 조합원으로부터 들었던 말을 제일 먼저 꺼냈다. 그는 "신뢰받는 노조 활동을 하고 그런 노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그 노조원분은 제게 어떤 대답을 해주실지 궁금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의 횃불이 되겠다'며 위원장 선거에 도전했다. 조합원 중심의 한국노총 건설과 신규조직화, 노동법 개정으로 강한노총 재건, 소통으로 한국노총 통합 등의 공약으로 노조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고 조합원 100만명 돌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삼성전자·포스코 노조 설립 등이라는 공을 세웠다.

그는 "위원장에 취임하면서 10대 그룹 집단에 노조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인식을 했다"며 "임기 중에 반드시 삼성전자와 포스코에 한노총 깃발을 꽂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많은 분의 도움으로 지킬 수 있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요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위원장실에 놓았던 개인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는 그는 "청년 시절부터 30년간 노동운동을 했는데 돌이켜보니 노동 조건은 조금씩 개선됐으나 빈부격차 줄이기 등 사실 꿈꾸었던 것이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안 되는 부분도 있어 열심히 운동한 것과 이룬 것과의 괴리를 느끼고 있지만 훌륭한 후배들이 있어 마지막 날까지 잘 마무리하고 영원한 한국노총 노조원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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