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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걸의 창건 설화] 차와 부처가 만난 불회사(佛會寺)
  • 최종걸 주필
  • 승인 2020.01.14 11:15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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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회사 스님이 1600년전에 시배된 경내 찻잎으로 만든 돈차와 함께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불회사

384년 지금의 파키스탄 출신 마라난타 스님은 중국 절강성을 거쳐 전남 영광 법성포로 불법(佛法)을 전하러 왔다.

백제 침류왕이 마라난타 스님을 왕사로 모시는 과정에서 첫 번째 세운 사찰이 불갑사(佛甲寺)이고, 두 번째 사찰이 불회사((佛會寺)이다.

지명과 절 이름만 봐도 다(茶)와 스님이 함께 했다는 곳임을 알 수 있다.

과거 불법을 전하러 온 마라난타 스님이 태어났고 수행한 지역은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돼 1000년간의 불교 문화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간다라 지역이었다.

그 문화 문명이 전남 영광 법성포를 거쳐 불갑사와 나주 다도면 불회사에 뿌리를 내린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수많은 전란과 화재로 인해 상당한 기록들은 소실됐지만, 그 유산들은 구전과 설화 등으로 내려오고 있다.

불회사 창건 시기는 백제 침류왕 원년인 384년 지금의 파키스탄 출신 마라난타 스님이 창건한 이후 신라 신문왕 1년인 681년 왕명으로 중창했다는 설과 백제 근초고왕 22년째인 367년에 희연 스님이 창건하고, 713년에 연기 조사가 중창했다는 유래가 있다. 

이후 신라 말에 도선국사가 중건해, 1403년에 원진국사가 중창할 때까지는 불호사(佛虎寺)였다가 조선 순조 때인 1808년경 지금의 불회사(佛會寺)로 남은 사실이 기록으로 남았다. 

불회사가 원래는 불호사였다는 설화의 근거는 원진국사의 속가인 창녕조씨 가문에 전해지는 오룡사적기에 동진(현 중국 절강성)에서 온 인도 승 마라난타 존자가 창건했다는 기록 때문이다.

절의 중창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해진다.

고려 말 참의 벼슬을 지낸 조한용은 고려가 망하고 조선조가 들어서자, 충신은 두 왕을 섬길 수 없다는 불사이군(不事二君)이라 하여 모든 것을 뒤로하고 출가하여 오랜 세월에 쇠락한 불회사를 복원하고자 원을 세웠다.

어느 날 저녁, 절로 돌아오던 중 산길에서 울고자 하나 울지도 못하고 일어나고자 하나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는 호랑이 한 마리를 만났다.

호랑이가 입을 크게 벌리고 눈물만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목에 비녀가 걸려있었다. 호랑이가 아무 말도 못 했지만, 사람을 잡아먹다가 머리를 다듬어주던 비녀가 낀 것을 본 스님은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비녀를 뽑아주었다.

호랑이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어느 날 겨울, 한 아리땁고 귀한 집 아이로 보이는 처자를 물어다 절 마당에 내려놓고 갔다.

스님은 그 처녀가 천 리 밖 안동 만석꾼의 외동딸인 것을 알게 됐고 그 처녀의 집인 안동에 데려다줬다고 한다. 이에 처녀의 아버지인 김상공이 은인인 스님에게 보답하고자 불회사 복원 불사로 보답코자 했다. 그 김상공이 시주한 쌀 덕분에 조선 태종 때 원진 국사가 불회사를 중창할 수 있었다.

원진 국사가 불사중 기한내 불사를 마감하려고 산꼭대기에 올라가, 지는 해를 붙잡았다는 일봉암(日封巖)터도 불회사 산중에 있다. 

또 불회사가 위치한 지명에서 보듯 이곳의 옛날 지명은 다소(茶所)였고, 현재는 다도면(茶道面)이라는 점은 이곳이 그 옛날부터 차(茶)와 관련된 곳임을 알 수 있다.

절 내에 차밭이 있어 12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다도'의 문화는 차와 함께한 스님들의 일상을 추정할 수 있다.

최근까지 내려온 제다(製茶)로 만든 돈차의 경우 중국 당나라 때 육우(陸羽·733~804년 추정)가 지은 '다경(茶經)' 비법에 기록된 돈차 제조기법과 유사한 전차(錢茶), 단차(團茶), 병차(餠茶), 청태전(靑苔錢)으로도 불리는 떡차가 있다.

돈차의 경우 지난 192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과 일본의 차 연구가들 사이에서는 1200년 전 문헌에서만 존재했던 '신비의 차'로 알려졌다.

'나주 불회사 돈차'는 당시 일본의 신문과 잡지에 집중적으로 소개되는 등 널리 주목받았다.

특히 경내 비자나무숲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 비로다(녹차)의 찻잎은 1600년 전 이곳 덕룡산에 시배된 옛 모습을 잃지 않고, 산속 나무 그늘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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