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개구매가 더 저렴하게 판매되기도…포장 비용·계약관계 따라 차이

▲ 명절 선물세트가 오픈마켓, 대형마트, 직영 온라인샵 등에서 서로 다른 가격이 책정돼 최대 1.5배 이상까지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4일 신촌 현대백화점 매장에 마련된 명절 선물세트. 사진=신용수 기자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설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은 스팸, 참치 등 명절 인기 선물세트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으나 오픈마켓, 대형마트, 직영온라인샵 등에서의 판매가격은 최대 1.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선물로 인기있는 CJ제일제당의 스팸 1호 선물세트(스팸 클래식 300g 12개)는 14일 기준으로 오픈마켓 최저가격은 4만8500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이 제품은 CJ의 직영온라인샵인 CJ몰에서 7만48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롯데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서는 6만3000원에서 7만2000원 안팎에 팔리는 등 가격차가 크다.

동원의 친100호 선물세트(동원참치 100g 12캔)도 마찬가지다. 이 제품은 오픈마켓에서 1만5000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동원의 직영온라인샵인 동원몰에서는 2만2800원, 백화점 등에서는 3만원 안팎의 가격표가 붙었다.

즉, 동일한 제품이라도 오픈마켓 등 온라인 최저가와 백화점 가격을 비교하면 최대 1.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심지어 참치, 스팸, 기름 등의 제품들은 낱개로 구입하는 것보다 세트로 구입하는 것이 더 비싸다. 스팸을 낱개로 구입할 경우 클래식 340g 1개당 가격은 2900원 정도로 12개를 구입하면 3만4800원이다. 동일하게 구성된 스팸 1호 선물세트의 백화점 가격인 6만3000원에 비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차이난다.

이처럼 가격차가 큰 이유는 선물세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인건비와 포장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제조업체와 유통사 간 계약관계 및 마진율도 가격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통사마다 가격정책이 크게 차이가 나서 (가격차가) 발생한다"면서 "제조업체에서 물품을 받은 후 (판매처가) 정책에 따라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므로 더 비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끼 상품, 전략상품 등을 통해서도 가격 차이가 발생해 도리어 저렴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제조업체인 대상도 "판매처와 계약관계나 마진율에 따라 다른 부분이 많다"면서 "선물세트의 경우 제품 기획 및 포장비용이 발생해 낱개 구매보다 가격이 비싼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정 제품의 경우 온라인 판매를 통해 유통마진이 덜 붙어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경우가 있다"면서도 "매장별 격차가 커 전용몰이 무조건 싸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판매처인 마트 등도 가격 책정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참치나 스팸을 낱개로 구매하면 행사가 적용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세트 제품은 정가가 적용돼 가격이 비싸다"면서 "선물세트는 포장비, 판매직원 고용 등 인건비가 발생해 낱개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제조사가 유통사에 제안하는 기본가격은 있지만 유통사가 그 가격대로 판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유통업체의 가격정책에 따라 할인율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정부는 선물세트의 가격을 인상시키는 주 원인인 과대포장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과대포장으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설 연휴를 앞두고 전국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오는 24일까지 선물세트 과대 포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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