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한민국 제46대 국무총리가 15일 취임했다. 정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역대 대통령과 호국영령들이 지켜보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하며 방명록에는'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라고 남겼다. 신임 총리로서 그의 다짐을 대신하는 구절이다.

문재인 정부하에 최장수 총리라는 별칭을 남기고 떠난 이낙연 전 총리의 버튼을 이어받아 46대 국무총리로 취임한 첫 일성은 엄동의 계절에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역대 총리중 사법부 출신들이 간혹 있었지만 입법부 수장이 총리직을 수행한 것은 정 총리가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더욱 크다.

대통령이든 총리든 모든 공직자에게 부여되는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권력은 국민의 삶이 나아지고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로 진일보하는 밑걸음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정 신임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정 총리는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공직자들에게 "일하는 방식을 과감히 바꿔달라"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구체화하기 위해 고강도 주문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무원들의 직무 스타일을 변화를 요구는 실현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일정한 시스템과 메뉴얼 대로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의 직무 태도 변화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의 백면서생과 복지부동의 업무 스타일은 그간 국민들에게 비판과 조롱의 대상으로 인식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실 정 총리는 행정부의 타성적 분위기를 간파하는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학생 운동 이력이 있었지만,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않고 쌍용그룹에 입사했다. 사회 진출 초년시절의 산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그의 정치 인생의 큰 자산이 됐다.

이후 대기업의 임원을 거쳐 지난 2000년 정치판에 입문 후에도 '혁신과 변화'을 실천하는 정치인으로 자타공인 명성을 얻었다. 그의 행적을 보면 총리 부임 후 첫 일성인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라는 문구가 새삼스럽지 않다.

정 총리는 지역과 정치 1번지라는 서울 종로에서 균형을 익혔고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엮임한 흔치 않은 정치역정을 걸어왔다.

국민은 정 신임 총리의 인생 행로를 닮은 '정부'를 갈망해 왔다.

국민을 좌절하게 하는 정부가 아닌, 국민의 희망이 되는 정부를 기다려 왔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후 정권의 탈취를 목적으로 한 세력에 의해 많은 목숨을 잃었다.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의 총끝이 자국의 국민을 겨냥하던 시절을 겪기도 했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로 돌아와야 한다는 정 총리의 염원에 대해 국민은 쉽게 신뢰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진심을 의심으로 냉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 총리는 그간의 이력은 국민의 의구심과 불신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의 후반기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의 나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수 있는 능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