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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인상으로 집값 안정화 역부족"부동산 전문가들 쓴소리…"정부부처 머리맞대 신중한 접근을"
과세 부작용에 따른 다주택자·은퇴자 세부담·집값 상승 경고도
  • 송호길 기자
  • 승인 2020.01.15 15:36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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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텍스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인상' 카드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가 규제를 내놓는다고 해도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한 목소리를 냈다.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늘리면 세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게 되고 동시에 거래세를 낮춰 공급을 늘리면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그러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린 특성상 세 부담으로 매물을 내놓게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총선을 앞두고 '똘똘한 한 채'를 지닌 집주인들의 조세 저항이 부담스러운 데다, 일단 버티고 보자는 심리가 더해질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5일 '보유세 인상이 집값 안정화를 유도할 수 있는가'에 대한 본지의 질문에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부동산 보유세 강화에 대한 질의에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낮추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며 "보유세는 실제 강화되고 있다. 지난번 대책에서도 고가주택, 다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인상키로 했었고, 그 외 주택들의 공시가격이 현실화되면서 사실상의 보유세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양도소득세의 경우 부동산을 사고파는데 얻는 차익, 일종의 불로소득이어서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라며 "보유세 강화는 부동산 동정을 봐가면서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12·16 대책을 통해 3주택 이상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율을 0.2% 포인트에서 최대 0.8% 포인트까지 높였다.

앞서 9·13 대책에서도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율은 1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이상 보유자보다 0.1∼0.5%포인트 추가과세 했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보유세 비율은 낮은 편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2018년 기준 0.8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 평균(1.06%)보다 낮다.

전문가들은 세율을 올리는 방안을 내놓기보다는 관련 부처가 역량을 한데 모아 국민이 조세저항 없이 합리적으로 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보유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 상향로드맵이나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비율 상향, 세부담상한선 인상 등으로 올해부터 세 부담은 다소 커질 것 같다"라면서도 "앞서 지난 2018년과 지난해 매해 주택분 종부세율을 인상한 상황이어서 추가 세율을 올리는 정책보다는 집값 불안 여부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유세가 급격하게 올라가면 경제적인 약자들에게 조세에 대한 보유세 전가 문제가 제기되는 동시에 임대시장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도세를 낮추는 등 퇴로를 만들어 놓고 보유세를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문제는 거래세는 손대지 않고 보유세만 올리겠다는 등의 오해 소지가 없도록 태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라며 "특히 추가로 부과한 세금을 정확히 어떤 부분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유세 강화에 따른 다주택자,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숨통을 트여줘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보유세를 올린다고 해서 세 부담을 느껴 강남 보유 주택을 처분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일정한 수익이 있는 집주인들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지만, 은퇴자들의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김정래 더케이 세무회계컨설팅 대표 세무사는 "소득세는 자기가 번 돈에 대한 세금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납부할 능력이 되지만, 보유세는 실현되지 않은 소득에 대한 과세여서 매물을 처분하지 않으면 납부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세무사는 "보유세를 마냥 높이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며 "보유세가 높아지면 그만큼 주택 가격에 반영돼 되레 집값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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