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허우영 기자] 지난해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빚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 이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렸다.

금융감독원은 16일 DLF 관련 제재심을 열고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징계수위를 검토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DLF 사태와 관련 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하고 고객에 대한 최종 배상비율을 40~80%로 결정했다. 현재 두 은행은 금감원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손해배상기준에 따라 고객별로 배상비율을 정하고 합의에 나서고 있다.

제재심의 최대 관심사는 두 은행의 수장에 대한 제재 여부다. 징계 수위에 따라 CEO가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중징계를 받으면 잔여임기를 보장받지만 임기 후 3년간 금융사의 임원으로 재직할 수 없다. 두 대표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지면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손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불확실해 진다. 함 부회장 역시 연임 도전에 나설수 없게 된다.

이미 금감원은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게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 두 금융그룹은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금융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최고경영자에게 책임을 부담하는 관련법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어 법적 처벌 근거가 부족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은행은 법적 제재 근거가 미흡하다는 주장을 통해 중징계를 경징계로 낮추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며 "다른 금융사고에서도 최종 제재가 결정되기까지 보통 1년 이상 시간이 걸린 것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DLF 피해자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 금융정의연대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경영진의 해임을 요구하는 진성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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