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주관사 경쟁 올해도 뜨거울 듯

▲ 올 한해 코스피 상장 대어급 기업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올 한해 대어급 IPO증가로 모처럼 발행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거래소에 따르면 전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법인수는 112개로, 코넥스까지 포함하면 총 129개 기업이 상장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중 코스피 상장사는 9개에 그쳐 코스닥에 편중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SK바이오팜, CJ헬스케어 등 대어급 기업들의 코스피 입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 IPO경쟁을 벌였던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의 활약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부에 따르면, 전년도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의 전체 공시건수는 2만1495건으로 직전연도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사당 평균 공시건수는 15.3건으로 오히려 전년대비 0.5건 감소했다.

공시 유형별로 살펴보면 2019년 수시공시가 1만7508건으로 2018년 1만6629건 대비 879건(5.3%)늘어난 반면, 자율공시와 공정공시, 조회공시는 모두 줄어들었다. 코스닥기업 수시공시횟수 증가 원인을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IPO활성화 기조에 따른 신규 상장기업 유입 증가’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스닥 발행시장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은 늘어난 반면 유상증자는 2.8조원, 주식관련사채 발행은 4.7조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7%, 13.0% 감소했다. 기존 기업들의 영업활동 활력 감소가 주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공개수가 늘어난 것 대비 코스피 상장은 9개사로 부진했던 전년도와 달리 2019년은 대어급 상장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IPO시장 규모도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진투자증권 코스닥벤처 담당 박종선, 한병화 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IPO시장은 공모기업수와공모금액 측면에서 4분기에 선전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공모금액은 4.0조원, 공모기업수는 코넥스와 재상장기업, 코스피로의 이전상장을 제외하고 105개사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이 4000억원대 공모금액을 기록해 전체 규모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전년까지 해마다 부침이 있으나 총 IPO기업수는 100개 내외, 총 공모금액은 4조원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2010년 삼성생명(4.8조원), 한화생명(1.9조원)이나, 2017년 넷마블 게임주(2.6조원), 아이엔지생명(1.1조원)처럼 대형사가 동시기에 시장에 진입하면 총 공모금액이 급등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전년에도 초대형 기업들은 많지 않았지만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 에코프로비엠 등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박종선 연구원은 “올해 증시 전반의 회복세가 기대되면서 상장심사 청구를 하는 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며 “연초의 증시 분위기가 2020년 한 해의 IPO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모시장 전체의 규모를 좌우하는 대기업들의 경우 당장 자금 수혈이 급하지 않은 만큼 가장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를 저울질하게 되고, 주식시장의 상장여건이 성숙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상장시기를 뒤로 미룰 개연성이 있다.

다만 이미 올해 코스피 상장을 예고한 기업만도 20개 가까워 9개사가 상장한 전년 대비 두배 가까운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바이오팜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무엇보다 최대의 관심사는 2016년 상장도전을 철회했던 롯데호텔이다. 당시 기업가치가 약 15조원으로 평가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영향이다. 그 밖에도 태광실업, CJ헬스케어, 카카오뱅크 등 1조 넘는 기업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대어들의 출현에 금융투자회사들의 IPO주관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전년도에 1위 NH투자증권이 9979억원의 주관금액을 달성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5941억원으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대신증권이 2018년말 신설한 커버리지본부의 선전 덕에 2696억원으로 3위를,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근소한 차이로 4위와 5위를 차지해 올해 명예회복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IPO는 그 자체로 큰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행시장 참여라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향후 영업 확대를 위한 시작”이라며, “IPO를 통해 기업과 인연을 시작해 각종 증자와 채권발행, 법인상품 연계마케팅과 퇴직연금, 더 나아가 가업승계컨설팅까지 이어지는 큰 물줄기의 시작”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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