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고지영
동해바다 깊은 곳
파도가 요동치고
선혈을 쏟아내며
붉은 태양이 우뚝
솟아오른다
안갯속에 묻혀 형체도
알 수 없는 산사 이제야
얼굴 내민다
계곡물은 흐르고
홍매화 보고픈 산새
몸단장한다
눈꽃 핀 나뭇가지 속에서
계절은 다 읽고 있나 보다
연약한 생명체 하나
나뭇 껍질을 밀어 올리고
있다
찢어진 아픔 생피가
터진다
세상은 밝아지고 그렇게
보고픈 빠알간 움 하나
밤새도록 틔우고 있다
이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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