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계좌 증가·외국인매수 지속

▲ 코스피가 15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박스권을 뚫고 설 이후에도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작년 한해 증권사들의 주식투자용 신규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외국인 국내주식 보유 비율도 40%에 육박하면서 연말 연초 이어진 상승 분위기가 설 이후에도 지속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 시장에 영향을 주는 미국 주요 지수들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금리가 안정화 되는데다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도 주식시장으로 돈이 흘러갈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을 만들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지수가 치솟은 점에 대해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의 박스권 돌파가 어려울 수 있어 관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 거래일 미국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다우(DOW)가 0.17%, 나스닥(NASDAQ)이 0.34%, S&P500이 0.39% 상승하며 상승 분위기를 살렸다. 이에 자극 받은 코스피는 20일 0.54% 상승하며 전년 4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 2252.05를 돌파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전년 4분기 이후 뉴욕증시 초강세의 동력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와 미 연준의 공급 확대 때문”이라며 “뉴욕 증시 상승세 지속은 올해 세계경제가 2017년 같은 강한 확장기조를 전개할지 여부”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12월 미 핵심 소매판매가 전월비 0.5% 증가하며 4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하는 등 가계 소비심리 및 자산효과가 긍정적이고 저축률도 높아 올해 소비여건이 양호하다”면서도 “노동소득 확대에 필요한 고용 확장이 필요한데 일자리가 6개월 연속 감소하는 것이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 중국경제 하락세 진정과 모멘텀 개선은 긍정적이나 과도한 부채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경기부양이 숙제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보유비중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과 국내 투자자들의 신규 주식계좌 개설 확대 경향은 향후 주식시장 상승의 긍정적 사인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말과 연초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두달 가까운 매수세를 이어가며 지분율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40%에 다가서고 있다. 1500조 남짓한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600조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IT버블 후 국내 펀드시장이 약진하던 2004년에 44%를 기록한 이후 10여년만에 다시 40%대를 노크중이다.

또 투자자들의 신규 주식계좌 개설이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6일 기준 예탁자산 10만원 이상, 6개월 내 거래 실적이 있는 주식투자 활동계좌수가 2944만970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작년 한해만 233만5547계좌 늘어난 것으로 증가폭으로는 10년 내 최대다. 코스피 상승장이었던 2018년에도 223만개 증가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큰폭의 확대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규계좌 확대를 곧장 주식시장 상승의 사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하는 눈치다. 한 증권사 WM본부장은 “신규 계좌가 늘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 신호지만, 작년 한해 주요 증권사들이 워낙 많은 캠페인과 이벤트로 비대면 신규계좌를 유치했다”며 “특히 계좌개설 후 투자자들이 국내시장에 적극 참여했다기 보다는 미국과 동남아 등 해외주식 거래에 눈을 돌린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국내 공모주식형펀드(ETF제외)로의 자금유출입은 올해 들어 반대로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펀드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9일 연속 순유출을 이어가는 중이다. 높아진 지수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이재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 국내기업 중 작년과제작년 외국인 순매도에서 올해 순매수로 전환된 기업 중 올해 이익 증가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에 관심을 가지라"며 “삼성전자, 삼성생명, 현대모비스, LG생활건강, LG화학, SK텔레콤, POSCO” 등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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