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경제지표는 늘 긍정적 지표, 부정적 지표가 혼재"…부정적 시각 경계

▲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한국 경제는 최근 일부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5%로 전망하며 한국은 지난해보다 소폭 반등한 2.3%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글로벌 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 흐름을 타고 있지만 회복세는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이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경제지표는 늘 긍정적 지표, 부정적 지표가 혼재한다"며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전망도 국내외적으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IMF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로 3.3%를 제시했다.

석 달 전에 제시한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IMF는 내년도 성장 전망치도 3.6%에서 3.4%로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문 대통령은 20일 새해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반등하는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초부터 1일 평균 수출이 증가로 전환됐다"면서 1월에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짧아 월간 집계로는 알 수 없지만 2월부터는 월간 기준으로도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세계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연간 수출 실적도 증가로 반등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연구기관의 대체로 공통된 예측"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동차 산업은 작년 수출 물량이 조금 줄어든 가운데서도 SUV, 친환경차 등 고가 차량의 수출 호조로 수출액이 증가했다. 올해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대부분을 수주하며 2년 연속 세계 1위 수주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전세계 선박발주가 작년보다 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2~3년간 생산과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통관 기준으로 집계되는 수출액도 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출 품목이 신산업과 5G 연관 산업, 2차 전지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다변화되고, 신북방․신남방 지역으로 수출 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우리 경제의 좋은 흐름"이라고 밝혔다.

한편 1월 들어 20일까지 승용차, 무선통신기기 등의 부진으로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줄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5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4000만달러) 감소했다. 조업일수(14.5일)는 작년 동기와 같았다.

품목별로는 반도체(8.7%), 석유제품(19.3%) 등의 수출은 늘었지만, 승용차(-6.8%), 무선통신기기(-6.2%), 선박(-42.1%) 등이 줄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베트남(6.7%), 일본(5.6%), 홍콩(9.9%), 중동(35.0%) 시장에서 호조를 보였다. 반면 중국(-4.7%), 미국(-4.9%), EU(-4.3%), 싱가포르(-15.8%) 등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281억달러)은 작년 동기 대비 3%(8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적자 규모는 24억달러 정도다.

수입 품목 가운데 원유(14.7%), 석유제품(49.0%), 기계류(1.0%)는 늘고 가스(-2.7%), 석탄(-34.7%), 승용차(-19.7%)는 줄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무역분쟁에 관한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투자심리를 회복 시켜 교역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도 "작년 11월 이후 나타난 경기지표 개선세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갈등 완화가 있다"며 "일부 지표에서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만큼 올해 경기는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인 2.3%를 기록하더라도 가계와 기업이 경기 반등을 체감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력산업인 반도체 산업 반등에 기댄 회복인 데다 여전히 잠재성장률(2.5∼2.6%)보다 낮은 수준의 성장세라는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은 "경제에 대해서 조금 긍정적으로 말하면 '우리 현실경제의 어려움을 모르고 안이하게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며 "우리 경제의 부정적인 지표는 점점 적어지고 긍정적인 지표는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부정적으로만 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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