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대책 후 시세보다 2억원가량 떨어진 아파트 속속 나와
감정원, 서울·수도권 집값 하락 전망…"부동산 대책 효과"

▲ 서울 시내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최근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거래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12·16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줄곧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시장 분위기가 냉랭하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서라면 어떤 방안도 내놓겠다는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현장에선 12·16대책 이후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매도·매수자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한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적정 시세를 두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간극이 벌어지면서 거래절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수록 거래가 위축돼 가격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언이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책 발표 이후부터는 많이 줄었다"며 "부동산 시장 종사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소통하는 과정 없이 부동산 정책을 만들어 유감"이라고 전했다.

대책 발표 이후로 강남 고가주택 시장은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64㎡의 호가는 48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대책 이전과 비교하면 2억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18억원대 급매물이 등장했다. 대책 발표 전 이 단지는 20억원을 호가했다.

여기에 정부가 고가주택을 보유한 경우 전세자금 조달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추가대책도 내놓으면서 전세 시장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 정부의 유도대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일각에선 급매물을 '집값 하락 신호'가 아닌 '비정상 거래'로 규정하는 등 시각도 있다.

차춘군 마루부동산종합컨설팅 대표는 "시세차익에 욕심을 부려 무리를 해서라도 대출을 껴 아파트를 여러 채 산 경우 급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며 "정부 규제 등으로 세 부담이 늘어 어쩔 수 없이 처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은 12·16대책 발표로 고가주택 가격의 움직임 둔화가 나타나고 있고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올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하락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종부세를 강화하면 세 부담이 늘며 서울 주택가격이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감정원의 논리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0.8%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민간 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주택시장 전망'과는 상반된 결과다. 주산연은 여전한 서울 진입 수요 등을 이유로 집값 하락을 거론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0.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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