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태극기 부대 판박이”...황교안 “답변 기다리겠다”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날(2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일대일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23일 여야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제1야당 대표의 말인지 의심할 만큼 정부에 대한 난폭한 폭설과 비방으로 가득했다”면서 황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태극기부대의 날선 정서와 구분하기 어려운 판박이 같았다”고 힐난했다.

이어 “정치를 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들고 난폭한 폭설로 대통령을 모독하는 나쁜 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상적인 정치의 길로 화답해주기를 요청한다. 한국당이 정치 정상화의 길로 나오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영수회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황 대표가 문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말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대통령에 대해 비판을 가하면서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시각이다.

반면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일자리, 민생문제, 미래 먹거리, 재정 건정성 등 나라의 의제들에 대해 대통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작년 국민 실질 소득이 0.4% 감소했다. 가난해졌다는 얘기다. 20년 만의 쇼크다. 오직 문재인 정권이 가져온, 세계금융위기보다도 무서운 사회주의 경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억지로 만든 2% 성장 중에 정부 기여도가 1.5%다. 민간 성장이 0.5% 밖에 안됐다. 국민혈세를 쏟아 부어 억지로 결과를 만들어 놓고 안도의 한숨 내쉬는 것이 한심하다”고 이야기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제 대놓고 청와대 권력 앞세워서 기업들 정강이를 걷어차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부터 논해야 한다. 부동산, 일자리, 민생문제, 미래 먹거리, 재정 건정성 등 이런 나라의 의제들에 대해 대통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대일 영수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영수회담을 응할 경우 다른 야당들 대표들 역시 영수회담을 요구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또한 4월 총선을 앞두고 영수회담이 성사될 경우 오히려 황 대표를 띄워주는 역할을 문재인 대통령이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황 대표가 4월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를 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영수회담이 열릴 경우 문 대통령이 황 대표의 선거운동을 해준 꼴이 된다.

무엇보다 황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명확한 의제 설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청와대로서는 난색을 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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