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볼트', 2세대 '아쿠아볼트' 비해 속도 1.3배·용량 2배 ↑
"AI 기반 초고속 데이터 분석·차세대 슈퍼컴퓨터 활용 기대"

▲ 삼성 3세대 HBM2E D램 '플래시볼트'. 자료=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1초에 5GB 풀HD 영화 80여편을 전송할 수 있도록 초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차세대 고대역폭(HBM)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기존 2세대 '아쿠아볼트(Aquabolt)'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3세대 제품을 내놓으며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 기반 초고속 데이터 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 3세대 초고속 D램 '플래시볼트(Flashbolt)'를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2세대 8GB HBM2 D램 아쿠아볼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한 지 2년만에 3세대 HBM2E D램 플래시볼트를 출시하며 차세대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선 것이다.

플래시볼트는 16GB 용량의 3세대 HBM2E(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2 Extended) D램으로 기존 2세대에 비해 속도와 용량이 각각 1.3배, 2.0배 향상됐다. HBM은 고대역폭 메모리로,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을 적용해 기존 금선을 이용한 일반 D램 패키지에 비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다.

플래시볼트는 1개의 버퍼 칩 위에 16Gb D램 칩(10나노급) 8개를 쌓아 16GB 용량을 구현해 차세대 고객 시스템에서 최고용량, 최고속도, 초절전 등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6Gb D램 칩에 5600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총 4만개 이상의 TSV 접합볼로 8개 칩을 수직 연결한 '초고집적 TSV 설계 기술'을 이 제품에 적용했다.

특히 이 제품은 '신호전송 최적화 회로 설계'를 활용해 총 1024개의 데이터 전달 통로에서 초당 3.2Gb의 속도로 410GB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5GB 풀HD 영화 82편을 1초에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2세대 HBM2은 초당 2.4Gb 속도로 307GB를 전송할 수 있어 1초에 영화 61편을 전달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 제품을 양산해 기존 인공지능 기반 초고속 데이터 분석과 고성능 그래픽 시스템을 개선하고 슈퍼컴퓨터의 성능 한계를 극복해 차세대 고성능 시스템의 적기 개발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또 세계최초로 초당 4.2Gb까지 데이터 전달 속도 특성을 확보해 향후 특정 분야의 차세대 시스템에서는 538GB를 1초에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세대 제품과 비교할 경우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가 1.75배 이상 향상되는 것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역대 최고 성능의 차세대 D램 패키지 출시로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더욱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독보적인 사업 역량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 침체로 실적 급락의 쓴맛을 봤던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은 올해 안정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경영설명회)에서 "올해 기술적으로는 4나노 공정 제품 설계를 완료하고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확대 추세에 맞춰 고사양 메모리와 이미지 센서 라인업을 확대해 대형 고객사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반도체 턴어라운드(실적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어렵지만 D램은 견조한 수요 증가에 따라 안정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