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세금감면 혜택 제공하며 외국 투자자본 포용
10년전과 비교해 거래로 이뤄진 건만 10배 이상 급증

▲ 최태은(51) 회장은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일간투데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미 연방준비은행(FRB)이 연방 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것은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특히 동서부 해안선을 따라 위치한 어바인, 버지니아 지역에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김현수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집값 안정을 위해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하자 투자수요가 미국 부동산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시장경제 체제인 미국은 부동산에 대해 관대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떠오르는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투자자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세금혜택을 제시하며 포용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최태은 미주여성경제인협회 회장(실버라인 부동산 대표)은 "미국에서는 현지 수입뿐만 아니라 자국 내 일정한 월 소득을 증명할 수 있다면 주택 시세 대비 본인 자금 비율이 3%만 있어도 어디든지 집을 살 수 있다"며 "은행이 나머지 금액(97%)을 대출해주는 구조여서 국내 부동산 시장 정책과 대조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국 사회에 미주여성경제인협회를 소개하고 미국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미래 소상공인 및 경제인들에게 미국 진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방한했다"고 말했다. 사진=김현수

최 회장은 미주한인여성경제인협회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양국 협회 간 교류 활성화, 협회 회원들의 사업 진출 시 지원 방안 마련 논의, 협회 간 네트워크 강화 등을 모색하기 위해 방한했다.

최태은(51) 회장은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일간투데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미국 정부는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이자에 한해 우리의 연말정산 격인 '텍스 리턴(Tax Return)' 등을 통해 다양한 세금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1억원 정도 소득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이 중 40%가량을 원천징수하지만, 세금환급을 신청하면 대부분 환수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또 연간 소득이 3000만원인 경우 10억짜리 건물을 사서 20억에 매매한 경우 10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하지만, 양도소득세는 부과되지 않는다.그러나 소득이 4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 사이에 해당하면 15%가량 양도소득세를 내고, 소득이 4억5000만원 이상이면 20%의 양도소득세를 물게 된다.

다만 건물을 판 금액 이상의 다른 건물을 지속적으로 재구매하지 않는 한 자신의 연간 소득에 상관없이 양도소득세는 유예받을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영어에는 '빚을 이용한 투자'를 뜻하는 레버지리(leverage)라는 표현이 있듯, 개인이 보유한 자산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기 보다는 은행에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최근 저금리 기조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관심을 갖게 되고 실제로 부동산 투자에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김현수 기자

 부모가 자녀에게 주택이나 땅 등 부동산 자산을 상속하는 경우 약 12억원까지는 미 국세청(IRS)에 보고만 하면 상속세가 전혀 없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현재 '실버라인' 부동산 투자회사의 대표인 그는 지난해까지 전미 부동산 협회 이사직을 6년간 역임했다. 그는 지난 1989년부터 1998년까지 미국 대사관에서 재직하던 중 미국 부동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고 실버라인 회사를 세웠다.

그는 지난 21년간 미국 부동산 시장의 대장주인 워싱턴 DC, 버지니아, 메릴랜드 지역에서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며 쇼핑센터, 사무실, 공장부지, 땅, 주택 등 다양한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킨 이 분야 전문가다.

최 회장은 먼저 정당의 정책에 따라 시장이 냉·온탕을 오가는 일이 없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특징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민주당, 공화당 등 정당과 관계없이 부동산에 관련한 법안을 바꾸지 않는다"며 "부동산 시장을 손대면 지지도에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이삿짐센터, 페인트업체 등 127개 업종이 얽혀있어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정부가 지난 1952년 '30년 고정융자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융자를 받으면 원금과 이자 부담에서 벗어나 만기 시점에 노후대책 마련이 쉬워지는 장점이 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대학학자금 이자율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대표적 주택 매매 장려 정책으로 통한다.

최 회장은 이 금융 프로그램이 미국의 자가집 비율 목표치인 70%가량 끌어올리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좋은 입지에 살고 싶은 욕망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지난해 국내 한 드라마에서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의 한 도시인 '페어팩스(Fairfax)'가 배경으로 방영돼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나라마다 부동산 정책은 다르지만,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좋은 직장에 취직시키고 싶은 부모 마음은 국경이 없다"며 "페어팩스 일대는 고소득 주민들이 많아 세금이 많이 걷혀 공립학교의 교육 수준이 높아 그만큼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고, 교육뿐만 아니라 소방시설이나 치안 시설 등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한국인들이 미국을 부동산 투자처로 선호하는 이유로 교육과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 낮은 상속세 등을 꼽았다. 그 일례로 버지니아의 경우 공립학교의 경우 우수한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자녀교육을 위해 유학 목적이나 이민 목적으로 이주해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진=김현수 기자


버지니아의 공립학교는 우수한 교육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녀교육을 위해 유학 목적이나 이민 목적으로 이주해 주택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워싱턴 DC, 버지니아, 메릴랜드 지역은 매년 높은 주택가격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어 자산 가치 상승 측면에서 선호되는 지역이다.

일례로 우리나라처럼 학군에 따라 집값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최 회장은 "미국도 8학군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는 동네와 신설된 학교에 갈 수 있는 동네마다 집값은 천차만별"이라며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집값이 치솟는가 하면 헐값으로 떨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지난 2011년과 비교해 개인 투자자의 경우 올해 10배 이상 문의가 증가하며 거래로 이뤄졌다"며 "외국인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한국뿐만 아니라 정치적 상황이 안 좋은 나라 위주로 더 많은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다"고 답했다.

조지메이슨 지역경제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매년 5만 가구의 인구가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지역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9%는 외국인 투자자라는 점에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기업이나 법인의 경우 리츠(REITs) 상품이나 주택저당채권(MBS)에 주력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의 경우 주택 매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보험사나 뮤추얼 펀드와 같이 가입자로부터 매달 납입금을 받는 회사들은 리츠 상품이나 MBS 투자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로 전미 부동산 협회 이사로 선출된 이후 3연임에 성공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현재 전미 부동산 협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교육과정운영과 교육정책 수립 및 결정을 맡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그렇다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투자처는 어디일까. 최 회장은 워싱턴DC, 버지니아, 메릴랜드 지역을 꼽았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가격은 매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의 제2본사가 버지니아 주에 있는 '크리스탈 시티'로 이전하기로 하자 지난 1년 사이 이 일대 집값이 무려 47%나 뛰었다.

그는 "이 밖에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고학력 고급 인재들과 고수익 일자리가 상존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아마존뿐만 아니라 굴지의 글로벌 회사들의 본사들이 있다"며 "부동산 투자에서도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지역"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에서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송금이나 예금에 대해선 연방수사국(FBI)이나 IRS에서 공조해 자금세탁이나 조직범죄에 부동산 투자가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지만 일반 개인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 최태은 회장 약력

▲1968년 서울 출생 ▲1991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어학과 학사 ▲1992~1998 주한 미국 대사관 영사과 ▲2010~현재 실버라인부동산투자 대표 ▲2013~2018 북버지니아부동산협회 이사 ▲2015~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 자문위원 ▲2018 북버지니아부동산협회 올해의 부동산인상 수상 ▲2019 미주한인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