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성수기 앞두고 쌓이는 분양 물량…업계 골머리
잇단 사이버모델하우스 개관 달라지는 분양 풍속도

▲ 서울 시내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과 4월 총선 등의 이슈가 건설·부동산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봄 분양시장 성수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주택 청약 업무 이관으로 재때 공급하지 못한 물량이 쌓이고 있는 데다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까지 다가오고 있어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와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3~5월 중 수도권에서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2만5356가구)보다 75.2% 늘어난 4만4427가구(아파트 기준, 임대 제외)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2만2811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인천은 1만20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8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 분양시장은 금융결제원의 청약업무가 한국감정원으로 이관 작업과 설 연휴 이슈가 겹치며 1월 한 달간 휴식기를 가졌다. 이달부터 본격 분양시장이 개장될 예정이었으나 우한 폐렴 여파가 확산되며 일정이 연기되는 등 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우한 폐렴에 분양시장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이달 중 계획했던 물량들 가운데 분양 일정 연기를 고심하는 모습"이라며 "올 상반기는 우한 폐렴을 시작으로 총선에 분상제에 변수가 많아 잦은 일정 변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4월 말 분양가상한제 유예 종료 전에 최대한 정비사업 물량을 풀어야 하는 건설사들의 경우 총선 이슈와 겹쳐 분양 일정을 조율하는 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간 업계에선 선거 이슈가 있을 때마다 분양을 피해왔다.

때문에 사이버모델하우스로 대체하며 분양 일정을 강행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예비 청약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견본주택을 여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한다.

대우건설과 SK건설은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GS건설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과천 제이드자이', 중흥건설은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 아파트 견본주택을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할 방침이다.

기존 견본주택을 보고 주택 청약에 나서는 분양 체계가 우한 폐렴 공포로 분양 풍속도까지 바꾸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 여파가 분양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국면이 장기화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청약에 나선다는 논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당첨만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로또아파트 현장의 경우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우한 폐렴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우한 폐렴으로 인해 상승세가 꺾이고 조정도 이뤄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하락한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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