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실종된 정치가 돌아올 조짐이다. 오는 4월 15일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전직 총리들이 여야 후보로 맞섰기 때문이다.

그것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였던 이낙연 후보와 박근혜 정부 마무리 총리였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서자 국민의 정치 관심이 움트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로 당·정·청 맏형 역할을 했던 이낙연 후보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대국은 보기에 따라서는 현 정권과 전 정권 간의 대리전일 수 있다.

정치 입문 과정이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두 후보의 대국은 그래서 어떤 정치를 펼칠까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종로는 정부서울청사와 청와대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역대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들은 자천타천 용꿈을 꾸는 후보들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정치 풍향계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여당과 야당은 종로구 후보에 당을 상징할만한 인물을 내보내 전국의 여론몰이용으로 삼아왔다.

그래서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종로구 선거는 늘 국민의 관심사였고 또 종로를 장악한 당선자는 대권이라는 용꿈에 한 발짝 발을 디딘 것으로 평가됐다.

이낙연 후보의 경우 기자 출신에서 지역구에 출마해 4선 국회의원에 이어 전라남도 도지사 그리고 총리를 거치는 동안 정치인으로 거듭난 경험을 축적해왔다. 총리 퇴임 후 일찌감치 당의 명령을 받고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이라는 큰 틀로 종로 곳곳을 살피고 있다.

반면 평생을 검사와 법무부 장관 그리고 박근혜 정부 시절 총리로 대한민국의 초유의 탄핵사태를 지켜온 황교안 후보는 당의 험지 출마에 총대를 메고 낭떠러지에 임하는 심정으로 출마에 나섰음을 밝혔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후보들에 종로구민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신종코로나로 움츠러든 국민의 마음에 정치 불쏘시개를 지핀 셈이다.


흔히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엎을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국민이 그렇다.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국민은 지금 그 정치를 보고 있다.

후보들의 됨됨이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종로는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종로구민이 바라보는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엄중함이 있었다.

여론에서 불리하다고 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당선된 정세균 현 총리를 배출한 것도 종로구민이었다.

종로구는 정치와 고령화로 치닫는 대한민국 미래의 대표 지역구라는 점에서 여기서 미래비전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국회의원은 물론 차기 대권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이낙연 후보와 황교안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어떤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두 후보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지역구 구민들이 바라는 현안도 챙기면서 대한민국 미래 희망도 심어야 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국민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가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 직후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라고 밝힌 점은 그래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황 대표 또한 종로 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표급, 지도자급이 앞장서야 한다. 내가 먼저 죽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라며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소위 험지 출마를 자처했다는 점은 당 대표다운 처신이라 본다.

정치의 최종 종착지는 국민이고 국가라는 점에서 그렇다.

정치가 국민과 국가를 외면할 때 국민은 그 정치라는 배를 미련 없이 뒤집었다. 배를 띄우기도 했지만, 배를 뒤집었던 것은 배가 깜냥이 안됐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정치 행보를 해왔던 이낙연 후보와 황교안 후보가 정치란 무엇이고 선거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이번 종로구 선거에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정치에 대한 국민의 마음을 열게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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