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초에는 통상 대통령의 신년기자 회견에 이어 각 부처 업무보고 일정이 이어진다. 이때 각 부처는 한해 정책목표를 밝히기 때문에 국민도 예측 가능한 정부 정책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올해는 정부 부처 업무보고 시기에 코로나 19사태가 발생하는 바람에 각 부처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지만, 코로나 19에 묻혀 있는지 없는지조차 가물가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 등 경제 관련 부처로부터 올해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한다.

거의 한 달째 코로나 19로 산업계부터 일반 자영업자들까지 조업 중단과 모임 취소 등으로 생산과 소비가 절벽 수준으로 치닫고 있으므로 오늘 있을 경제부처 업무보고는 평상시와는 달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중국발 코로나 19로 촉발된 감염병이 경제와 산업계에 쇼크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응급처방하는 대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체인의 중심에 서 있는 중국이 코로나 19사태가 언제 진정되고 완료 선언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우리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제1 교역국인 중국으로부터 부품과 소재 공급이 차질을 빚어 자동차부터 하늘길이 끊긴 항공업계 아우성을 경험한 이상 비상시 대응책을 경제부처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도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경제부처 업무보고에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소재·부품·장비산업, 제조업, 벤처기업 등의 분야기업인들도 참석한다고 하니 이들의 허심탄회한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는 그간 부처간 엇박자로 인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정부몫으로 돌아간 점을 수 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인 박근혜 정부시절 조선과 해운산업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친 소위 정부부처 대책회의 였던 서별관회의때도 회의만 이어졌지 신속 대응은 없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핵심소재 대한 수출 규제 몽니 등으로 국산화와 국내 기업 경쟁력이 얼마나 절실한지 지난해 내내 경험한 만큼 오늘 참석하는 기업인들의 의견은 그래서 더욱더 귀담아 정책이 대책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각 부처별로 따로 업무보고를 받지 않고 경제부처 합동으로 받는 만큼 부처 간 대응 방안도 조율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 같다.

보건당국이 지난 1년간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해서 대응책을 준비해 사태 초기에 신속 진단과 처지로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운 것처럼 경제부처도 위기 시 신속 대응과 장기 대응책에 대한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한국 경제의 수족 역할을 맡은 경제부처인 만큼 현 비상시국에 선제적 대응책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지금 금융권은 무리한 펀드 조성으로 이자는커녕 원금도 날리는 부실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늦장 대응해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펀드를 만든 책임자나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관계부처는 수수방관하는 듯하다.

위기 시에는 이를 관리 감독하는 대책반장을 중심으로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지만 경제부처가 그런 점에서 더욱 분발해야 할 분야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코로나 19가 아마도 우리가 비상시 어떤 대응책이 있는가를 점검하는 기회를 준 만큼 이번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위기가 기회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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