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출범은 당분간 어려워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호남 신당 창당은 결코 새로운 길이 될 수 없다면서 민주통합당 출범에 대해 반대를 공식화했다. 즉,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합당 논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정치가 구태로 회귀해선 안된다”면서 합당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지난 14일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통합추진위원장 3명은 ‘민주통합당’을 새로운 당명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지역주의 신당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통합당 출범이 어렵게 됐다.

손 대표는 “무당층을 잡아야 할 3당 행보가 어지럽기만 하다”면서 선거를 위해 지역주의를 선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김현수 기자

이어 “바른미래당은 이번 총선의 가장 중요한 주제를 정치구조 개혁과 세대교체에 두고 이를 준비해오고 있다”며 “중도개혁세력이 제3의길을 굳건히 지켜내 정치구조개혁과 세대교체에 앞장설 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세대교체를 위한 청년세력의 정당화가 일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갖고 청년세력 주도하에 한국정치 구조를 바꾸는 일에 우리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의 이런 합당 거부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 합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도 추인을 마쳐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 대표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더이상 지체하는 것은 피로감으로 불신만 높이고 통합 시너지도 발휘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가 이날 합당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탈당하는 형식으로 민주통합당 합당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은 자진 탈당을 할 경우 비례대표 자격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탈당 결행이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민주통합당 출범을 놓고 바른미래당 反손학규계,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모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 대표를 설득해서 통합에 동참하게 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서 계속해서 논의를 해나간다는 입장이지만 합당에 손 대표가 동참하지 않으면 결국 손 대표를 제외한 상태에서 통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최 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통합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쌓여가기 때문에 통합의 속도를 빠르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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