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종교집단일수록 교주의 영향력은 신에 버금갈 정도로 막강하다. 자칭 신이라는 혹세무민의 달인이 아니면 교주는 꿈도 꿀 수 없다. 근현대의 한국 종교사에서 부침을 거듭해온 신흥종교집단들의 모습이 그랬다.

1890년 이후 동학혁명의 생성과 실패가 불러온 분파들이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자 자칭천자라는 핑계로 신흥 종교 교주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증산교, 백백교, 보천교 등으로 보천교의 경우 한때 600만여 명의 신도가 가담할 만큼 교세를 확장했으나 교주 사후 일제의 강력한 탄압으로 소멸했다.

그들 교주는 자칭 천자, 구세주라는 허명을 내세워 실의와 도탄에 빠진 이들을 현혹해 교세를 순식간에 확산시키는 달인들이었다.

해방 이후에도 물밀 듯이 유입된 기독교 계열의 교단들이 일제 강점 시 시절 소멸한 종교집단의 빈 곳에 급속히 퍼져갔다. 어떤 교단은 집단자살로 그 막을 내렸고 어떤 교단은 단일 교단으로는 세계 최대의 신도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교리로 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회적 감염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그건 종교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부침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신천지 교회의 경우는 종교집단의 폐쇄성이 부른 사회적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초기 단계에서 신천지 교회 측의 자발적 격리와 함께 보건당국에 신속한 공조를 했다면 신천지 교회의 존재는 묻혔을지도 모른다.

신천지 교회 측은 자신들의 교도들이 실시간으로 확진자로 판명되고 코로나 19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변명을 두 차례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내놨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신천지 교회 교도들은 코로나 19 숙주 역할을 했다는 것 외에 피해자일 수 없다. 지금도 보건당국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신천지 교도들이 있어 갈수록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3000여 명이 훌쩍 넘는 확진자 중 신천지 교회 신자들이 51%가 넘고 이들로부터 감염된 이들까지 포함하면 거의 9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78개 국가가 한국발 방문객들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코로나 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실시간으로 확진자와 관련 상황을 신속하게 알리고 있는 한국의 대응조치에 화들짝 놀라 내린 조치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어처구니없는 각국의 조치지만 신천지 교도들이 벌이고 있는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불안감일 수도 있다.

신천지가 벌이고 있는 그간의 교세 확장과정들이 이번 코로나 19사태로 속속 밝혀지고 있는 내면을 들여다보면 교세 확장에 전방위로 요사스러운 술법을 벌여왔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정통 교회 신자인 총리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을 당시 총리비서실장이 공개한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간 신천지는 교세 확장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 교세가 바로 우리가 겪고 있는 국가적 재앙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전국 천여 곳으로 퍼진 교세는 전국에 동시다발의 코로나 19의 숙주자들로 지역사회 감염의 전파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엄중한 시기에 교주 이만희는 잠적 중이다. 확진자가 퍼지고 있고 사망자는 늘고 있는 가운데 국가가 사투를 벌이며 대응해 나가고 있는데도 대변인이라는 자를 내세워 우리도 피해자라고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단 종교집단의 성격상 교주의 한마디면 된다. 모든 신천지 교도들은 즉시 보건당국에 자신의 소재와 위치를 밝혀 더는 국민의 피해가 없도록 하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까지 신천지 교회가 벌이고 있는 태도는 범죄집단이 국민을 볼모로 무모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꿀 먹은 공권력은 이럴 때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교주 이만희 소재를 즉각 파악해서 그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데 전면에 나서도록 공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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