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진원지인 중국이 근 한 달 가까이 모든 공장 문을 닫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에 제공하는 대출금리를 파격적으로 인하한 것을 계기로 각국도 금리 인하와 함께 자금을 풀어 위축된 경기를 되살리려는 조치를 속속 착수하고 있다.

대유행 병(범유행)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산업 쪽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돈을 풀어서 범유행 공포를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대응인 셈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로 퍼져 어느 나라 한 곳도 그 공포로부터 자유스럽지 않은 그야말로 대유행 병이 됐다.

이 여파는 소비와 산업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단 한 사람의 확진자가 공장가동을 멈추게 했고, 감염 우려로 인해 학교와 기업들도 등교를 연기하거나 재택근무 조처하게 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전쟁 아닌 전쟁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

그 상황에 대처하려는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카드는 돈을 풀어 멈춰선 공장을 버티도록 지원하고 응급상황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이들을 지원하려는 소위 유동성 공급 조치다.

우리 정부도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확진자 대응을 위해 턱없이 부족한 의료시설과 장비 그리고 의료기관을 지원하는 등 코로나 19로 타격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긴급히 편성해 대응에 나섰다.

미국도 다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엄습하는 코로나 19공 포로 미국 주식시장이 최악의 급락 장세를 이어가자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통해 선제 대응에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례적인 긴급성명을 통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늦장을 부린다고 거듭 금리 인하를 독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연준에 대해 다시 과감한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늘 그렇듯, 제롬 파월과 연준은 늦게 행동한다.’라고 지적하면서 ‘독일과 다른 나라들은 그들의 경제에 돈을 퍼붓고 있다. 다른 중앙은행들은 훨씬 더 공격적이다. 미국은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불이익을 얻게 된다.’라고 연준을 압박했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선도해야 한다고 연준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처음 사망한 가운데 확산에 따른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전격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또다시 금리 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정책 수단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는 소식이 나왔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역시 시장 안정을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주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19에 따른 경기 위축에 총력 대응에 나서려는 조짐이다.

이 같은 주요국의 금리 인하 움직임에 코로나 19 공포감은 한순간 사라졌다. 적어도 금융시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돈을 푸는 금리 인하 정책이 임박한 상황에서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사상 최대치로 폭등했다. 2일 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00포인트나 치솟았다. 지난 한주 사상 최악의 폭락세에서 단숨에 폭락세를 만회하고도 더 치솟은 유동성 장세를 기대한 반응이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293.96포인트(5.09%) 오른 26,703.32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지난주 5거래일에 걸쳐 총 3,580포인트나 폭락, 주간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2일 단 하루 만에 한 주간 하락 폭을 만회하고도 치솟은 것이다. 포인트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면 역대 최대 상승 폭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유동성 기대감이 코로나 19 불안감을 털어낸 금융시장만의 대처인 셈이다.

코로나 19 진원지인 중국도 기업피해를 최소화하고 공장가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감세와 수수료 인하(减税降费), 금융지원, 조세감면, 취업보조금, 중소기업 특별지원 정책들을 쏟아 내고 있어 코로나 19에 또 다른 처방인 유동성 공급책을 들고 나왔다.


각국 중 누가 먼저 유동성이라는 처방으로 코로나 19위기를 벗어나게 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 19 확산과 대응에 초비상이 걸린 우리가 가장 절박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금융당국 역시 방역당국 못지않은 기민한 대응과 선제 조치가 있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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