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시민들 '접촉 기피'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화
재택근무 늘고 대외활동 자제 국민들 절반 "일상이 정지된듯"
전국 설문서 감정 변화도 감지 '분노' 커져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한국인의 일상은 '일시 정지'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개학은 연기 됐고 직장인의 재택근무가 증가하는 한편, 확진자가 다녀간 상점들은 문을 닫는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의 일상이 급격히 위축됐다.

4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한국리서치와 함게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59.8%의 응답자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절반 이상 정지된 것처럼 느낀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의 배경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 사회에 적극 권장됨에 따라 시민들의 생활패턴도 확연히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3주 간 연기됨에 따라 유례를 찾기 힘든'휴교령'이 내려졌다. 게다가 직장인들의 재택 근무 나 휴업등도 속출하면서 대인간 접촉을 기피하는 경향이 사회적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됐다.

아울러 베트남과 중국인 입국 한국인에 대해 격리 조치를 실시하면서 해외에서도 한국인의 발이 묶였다. 같은 날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지역이 91곳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의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국내 여행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다.

같은 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휴업·휴직 조치 계획 신고를 한 사업장을 업종별로 보면 여행업(1256곳)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업의 뒤를 이은 업종으로는 제조업(556곳)과 교육업(471곳)으로 나타났다.

결혼식을 연기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장소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객의 참여율이 저조하자 일부 예비 신혼부부들은 결혼식을 연기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문제는 결혼식을 연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결혼식을 연기할 경우 웨딩홀에서는 위약금 부담 조항이 있어 신혼 부부들은 이중삼중 피해를 감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공편이 감축 운행에 돌입하면서 신혼 여행 등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정부가 사실상 한국인 입국을 제한함에 따라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가려고 계획했던 예비 부부의 경우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들은 여행사에 위약금을 물며 신혼여행지를 취소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코로나19 관련 이슈가 한국인의 일상을 강타하면서 '분노'의 감정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유명순 교수 연구팀의 보고에 의하면 지난 1차 조사 때는 코로나19 뉴스를 접할 때 '불안'(60.2%)감정을 가장 크게 느꼈고 공포(16.7%), 충격(10.9%), 분노(6.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불안(48.8%)에 이어 분노가 21.6%로 나타나 무려 14.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노'의 감정이 급상승한 배경에는 신천지 집단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태는 첫 신천지 신도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까지 소강 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으로 밝혀지며 대구·경북 신천지 신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히 퍼졌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적극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측이 집단 기도 모임을 개최하는 등 반사회적 행위를 일삼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천지 측과 신도들은 혹독한 여론을 질타를 받았다.

특히 정부가 요청한 전국 '신도 명단' 제출 시기를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이 감지되면서 신천지 측이 신도 명단을 '은폐·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급기야 지난 2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기자회견을 개최해 구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큰 절을 두번이나 하며 사죄의 뜻을 표명했다.

한편 응답자의 절반은 정부의 위기 대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응답자의 49.2%는 정부의 검역 조치에 대해 '잘하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지난 1차 평가때는 이보다 8.1%낮은 41.1%의 응답자가 정부에 대해 긍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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