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가 타격·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
중국 수출, 조업일수 확대에도 불구 '-6.6%' 기록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국 경제는 봄이 오기 전에 이미 시든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8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2월에는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으며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19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 수는 36만명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가 한국 경제를 강타하기 전인 1월에는 지난해 12월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출발했다.

1월 전산업생산은 0.5% 감소(이하 전년동월대비)했지만, 조업일수가 3일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 12월(3.9% 증가)과 별다른 차이점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 100.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월 100.3으로 0.1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월에 경기 위축의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한국은행 제조업 계절조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 78에서 67로, 전산업 BSI가 75에서 65로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관광업계가 타격을 받으며 제주도 경제가 휘청거렸다.

2월 초 이후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국내 완성차 5개사 모두 가동률이 하락했으며, 제주도 관광객은 내국인(-39.3%)과 외국인(-77.2%)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하면서 소비도 크기 줄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104.2에서 96.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위축된 소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점차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투자심리도 급격히 나빠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월 투자 BSI는 전월 95.5에서 89.5로, 제조업은 96.5에서 87.7로, 비제조업은 94.1에서 91.8로 큰 폭으로 둔화했다.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2월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로 4.5% 증가했지만, 하루평균 수출액은 전월 5.9% 증가에서 12.2% 감소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했다.

대 중국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에도 불구하고 -6.6%를 기록했다. 아울러 자동차 수출(-16.6%)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여파사 가시화된 것으로 KDI는 평가했다.

KDI는 노동시장 역시 코로나19로 악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한다면 서비스업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금융시장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 원화 가치, 금리가 모두 하락하고 불확실성 지수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코로나19 경제적 영향 평가에 따르면 한국 GDP의 1.02%가 감소된다.

이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65억3천100만 달러(약 19조7천억원) 증발하는 셈이다.

ADB가 내놓은 시나리오는 중국 여행 금지와 내수 감소가 6개월간 이어지고 한국에서도 코로나19가 발병해 3개월간 지속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우려되는 점은 ADB의 시나리오가 현재 한국의 상황을 비춰봤을 경우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한 달 반이 넘도록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확진자 수는 7일 기준 7천4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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