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바로 그 유행어가 지금 이 시절에 다시 돌아왔다. 마치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환자에게 필요한 건 건강을 되찾기 위한 영양분 공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전 세계가 대 유행병 공포 속에 휩싸인 가운데 각국의 경제 상황이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발원지인 중국은 근 한 달여 동안 거의 모든 공장이 문을 닫았고 각국은 각기 다른 봉쇄조치로 글로벌 수급체인 이 어긋나는 바람에 하늘과 바닷길부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 19 창궐이 각국의 경제를 극한 상황으로 몰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문제는 경제야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진원지인 중국의 행보는 발 빠르다. 진원지이면서도 2개월여 만에 코로나 19를 잠재웠다는 신호와 함께 조만간 모든 분야를 정상으로 되돌리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코로나 19발 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전격 방문, 치료병원과 의료진, 그리고 주민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이번 사태를 통제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시 주석이 코로나 19발 원지인 우한을 방문한 것은 적어도 중국에서는 코로나 19 진압에 성공했다는 신호탄이라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진앙에 가서 의료진과 인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한 것은 움츠러든 경제를 본격적으로 부양하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철저하게 통제된 우한 진앙을 국가 주석이 방문했다는 것은 인구이동 통제를 해제하는 신호탄이자 기업들인 조업을 재개해도 무방하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시진핑 발 경기회복 대책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중국 정치국 회의에서는 중국의 경기 부양을 위한 신SOC(사회간접자본)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


이를 보면 5G 건설, 특고압설비, 도시 간 고속철도와 지하철 건설, 전기차 충전소, 빅데이터센터, 인공지능, 공업인터넷 등이다. 4차산업혁명을 정착하는데 필수적인 분야에 선점형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뒤늦게 코로나 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자 화들짝 놀란 미국도 전격적인 금리 인하와 함께 급랭한 금융시장 불안을 진압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책을 들고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에 뒤이어 급여세 인하를 통한 ‘감세 카드’로 봉급 생활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해결하는 묘책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찾아 자당인 공화당 의원들에게 3천억 달러(한화 358조 원) 규모의 급여세 인하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시간제 근로자 및 항공·숙박·크루즈 업계 지원 등을 포함한 경기부양책도 내놓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이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그만큼 미국도 이번 코로나 19 여파로 경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마스크 등 생활필수품인 소비재를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미국은 이들 품목에 부과된 고율의 관세를 철폐하고 긴급 수입을 늘리는 등 발등의 불을 끄는 정책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연합(EU)도 사정도 다르지 않다. 중국에 이어 대규모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포함한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은 250억 유로(약 33조9천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기금으로 조성된 250억 유로는 보건 체계와 소규모 기업, 노동 시장을 지원하는데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 19가 각국의 방역체계 그리고 이로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영세 기업과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해 우선 지원책인 셈이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시작된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출금리와 기준금리를 경쟁적으로 인하해서 시장에 유동성, 돈을 풀어 자금난을 해소하는 주요국의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과 제조 공급망 역할을 했던 중국이 시진핑 국가 주석의 우한방문으로 적어도 제조업 분야의 공급망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 만큼 각국의 경기 하방 대응책이 문제는 경제야에 답을 풀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우리 국회도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 19 대응에 따른 11조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한 심의에 들어간 만큼 각국의 사례를 살펴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 19가 2개월여간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만큼 각 지역구에서 벌어지는 곡소리를 국회는 누구보다 잘 듣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추경안에 부족함이 없었는지를 살펴야 할 대목이다.

코로나 19보다 더 무서운 건 빵이고 밥이다. 그 빵과 밥이 경제다. 문제는 경제야를 국회가 답을 내놓을 차례다. 문제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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