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권력기관의 '자발적 법준수 전략' 신뢰도 최상위권 유지비결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흔히 권력기관으로 손꼽히는 국세청이나 경찰의 신뢰도가 스웨덴내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가장 큰 비결은 '자발적인 법 준수 전략'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스웨덴의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칸타르 시포(Kantar Sifo)가 2019년 자국내 68개의 국가기관, 언론, 민간기업 등을 통틀어 신뢰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국영 주류 회사인 시스템볼라겟(Systembolaget)이 1위, 경찰이 2위, 국세청이 7위를 기록했다"며 12일 이 같이 밝혔다.

이 조사에서 3위는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4위는 이케아, 5위는 국정원, 6위는 국영라디오가 각각 차지했다.

납세자연맹은 "한국와 달리 스웨덴의 권력기관 신뢰도가 높은 것은 부패가 적고 투명한 행정에 기인한 점도 있지만 '자발적 법 준수 전략'과 국민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발적 법 준수 전략'은 국가권력 행사에 있어 강압과 협박에 의한 법 준수가 아니라 공정성에 기초해 합법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전략이다.

스웨덴 국세청은 개별 납세자의 탈세 동기와 원인은 다양하고 개인의 도덕이나 가치를 직접적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개인에 집중하는 전략 대신, '모두가 공정한 세금을 분담하는 사회'라는 보편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신뢰 기반의 사회적 규범 강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스웨덴 국세청 납세자를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2006년 이후 신뢰도가 큰 폭으로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스웨덴 국세청이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공무원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 3가지에는▲거만하고 질책하는 우월적인 타입(A) ▲공식적이고 규칙에 얽매이는 납세자를 인격체라기보다는 세금 사안으로 보는 타입(B) ▲도움을 주고 공감을 잘 하고 미래 지향적이며 협력하는 특징을 가진 개방적이고 공감하는 타입(C)이 있다"면서 "태도 C만이 신뢰를 증가시키고 태도 A, B는 신뢰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납세자연맹은 "한국의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 종사자들은 각각 피의자, 범죄자, 세무조사대상자를 대하는 태도가 보통 A와 B타입"이라면서 "따라서 국민들은 권력기관을 두려워하고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연맹은 최근 번역 출간한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에서 "스웨덴 국세청이 경험한 바로는 공정하게 납세자를 존중하면서 시행된 세무조사는 설령 많은 세금이 부과되거나 감옥에 가더라도 국세청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 이것이야말로 다른 나라 정부기관에도 알려주고 싶은 메시지"라는 구절을 인용, "권력기관은 결코 주어진 임무 탓을 해서는 안 되며 그것을 신뢰도가 낮은데 대한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스웨덴 국세청은 자신들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까지 도달했다"며 "우리나라 권력기관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발적 법 준수 전략'이라는 근본적인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돈을 강제로 징수하는 국가기관이 어떻게 그토록 휼륭하게 변화할 수 있었는지 혁신의 관점에서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를 통해 조언과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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