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아일랜드 제외한 26개국에 적용
한미동맹 관계 재확인하는 계기 됐다는 '평가'나와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과 관련해 유럽인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고 한국 여행 제한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조치는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발표됐다.

트럼프의 발언은 한국에 대해 유럽 국가에 대해 30일간 한시적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둔 것과 대조돼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 국가에 대해서는 미국으로 여행하는 것을 30일간 막겠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인에 대해 사실상 미국 입국 금지에 해당하는 조치로,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국에 적용된다.

그는 "이들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에 따라 우리는 조기 개방 가능성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여행) 제한과 경보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해 국무부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 재고)로 설정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대구에 대해서는 지난달 29일 최고 등급인 4단계(여행 금지)로 격상했다.

또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직항편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에 대해 탑승 전 발열 체크 등 의료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국무부 여행경보가 4단계인 것은 물론 미국으로의 입국 금지 조치까지 취해진 상황이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한국과 이탈리아 국가 전체에 대해서는 3단계인 '여행 재고'를 유지하면서 한국의 대구,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역을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 금지 대상으로 공지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험 국가 및 지역'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 출국 시에 더해 미국 입국 후에도 의료검사를 하겠다며 입출국시 검역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대응 문제로 계속 궁지에 몰릴 경우 미국 국내용 국면 돌파 등을 위해 고강도 조치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은 미국처럼 과감한 조처를 하거나 중국 등으로부터 여행을 제한하는 데 실패했다며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상당수 집단발병지(클러스터)가 유럽을 다녀온 여행객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한국 정부의 방역 활동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탈리아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 추세을 방어하지 못한 채 일부 지역 폐쇄라는 극단 조치를 내렸다.

반면 한국은 산발적인 집단 감염을 제외하면 코로나19 확장 추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미동맹 관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여기에 주한미군 문제를 비롯한 한미 동맹과 안보협력과 경제에 미칠 여파 등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한국의 경우 미군이 대규모로 주둔하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완화 또는 해제 시점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입국 이전 14일 동안 유럽 국가에 머물렀던 외국인의 입국을 중단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대책과 관련해 "대다수 미국인에게 (코로나19의) 위험은 매우 매우 낮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바이러스에 걸려도 완전하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노인은 매우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병가나 휴가를 낼 경우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내 코로나19 관련 대책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청이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도록 했다며, 이를 위해 추가로 500억달러의 자금 증액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로 부정적 영향을 받은 일부 개인과 사업체가 이자나 벌금 없이 세금 납부를 유예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2천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로 제공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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