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동시 발동

▲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며 폭락한 주식시장(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주식시장이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폭락장에서 공포를 느낀 개인들의 저가매수 유입세가 주춤해지자 지수는 더 큰 폭으로 흔들리고 있다. 환율은 불과 열흘 사이에 100원 가까이 상승하며 1300원을 향하고 있다.

19일 한국 주식시장은 코스피가 8.39% 하락해 1457.64로 마감했고, 코스닥은 11.71% 하락하며 428.35로 장을 마쳤다.

특히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지수가 모두 8% 이상 폭락하며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양시장 모두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지난 13일 이후 역대 두번째고, 두 시장에 제도가 도입된 이후 코스피시장에선 5번째, 코스닥 시장에선 9번째 있는 일이다.

이날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전체 주식시장이 12시 5분부터 20분간 멈춰섰다. 모든 상장 종목이 거래 중지되고, 선물옵션 거래도 정지됐다. 코스피는 발동시간인 12시 5분 51초에 전거래일 대비 8.15% 하락한 1461.51을 기록하다 장중 한때 1439.43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은 발동 당시인 12시 5분 31초에 전 거래일 대비 8.31% 하락한 444.81을 기록 후 안정을 찾는 듯 하다 장 막판 낙폭을 더욱 확대하며 공포감을 키웠다. 코스피는 시가총액이 1000조를 하회하며 지난 2011년 10월 7일 종가기준 996조 7280억원을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이미 지난 13일 종가 기준 191조 6280억원을 기록하며 200조원을 하회했다.

이에 앞선 11시 50분경에는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도 발동돼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가 5분간 효력정지 되기도 했다.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종가대비 5.19% 하락하며 5% 이상 하락이 1분간 유지된 것에 따른 조치다.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는 올해 세번째 발동이고 96년 11월 25일 제도 시행 후 51번째다.

이어 오후 12시 54분경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뒤따랐다. 올 들어 두번째다. 이날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은 코스닥150선물 6월물이 전일 종가 대비 6.22% 하락했고, 코스닥150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6.14% 하락해 1분간 지속된 결과다. 코스닥150선물지수 거래종목 중 직전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6% 변동을 보이고, 해당 선물거래 대상지수가 3% 이상 변동 후 1분간 지속될 때 5분간 프로그램 매매 호가가 정지된다.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는 2001년 3월 5일 제도 도입 후 오늘까지 역사상 39번째 발동이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300원 근방까지 상승하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주식을 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금화에 나서며 환전을 할 경우 일시적인 달러 수요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19일 보고서에서 “전일 원·달러 환율이 1245.7원을 기록한 이후 1280원 수준으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며 “1245원이라는 수치는 금융위기 이후 크고 작은 불안 상황에서 상단역할을 해왔으나 10여년만에 상향 돌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급락에 이어 OPEC의 감산합의 무산과 경쟁적 증산을 거치며 선진국의 하이일드(고위험 채권) 스프레드가 급등하고 LIBOR-OIS(금융기관간 1일물 변동금리와 교환하기로 약정된 고정 금리)와 CP(기업어음) 시장 불안 등을 유발해 국채와 금 매도로 이어져 달러 유동성 수요까지 급팽창 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외국인 주식 순매도, 채권선물 매도, 외환시장 내 스왑 스프레드 확대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험했던 1500~1600원대 진입 가능성은 낮다”며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단기 차입 급증이 없고 외국인 채권투자자도 장기자금 중심이라 중기적으로는 1200원선에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선 증권업종이 14.62% 하락한 것을 비롯 은행 -9.83%, 보험 -9.71% 등 금융주들이 대거 폭락 행렬에 동참했다. 특히 증권업종에서 신저가가 속출한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은 전 거래일 보다 25.32% 하락한 2020원까지 폭락했다 일부 낙폭을 회복하며 -22.00%인 211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센터장은 이날 ‘낙엽보다 나무를 살펴볼 때”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가 1500포인트를 밑돈다는 건 내년 순이익이 60조원에 그친다는 뜻”이라며 “현재 예상 순이익 약 100조원이 햐향조정된다 하더라도 60조는 IT와 금융섹터 이익 만으로 가능해 현 주가지수는 비관적 전망을 과도하게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지속돼도 한국경제의 성장추세는 훼손되지 않는다”며 “올해 예상 명목GDP와 괴리률이 40%를 넘긴 것은 가격측면에서 확신한 저평가 시그널이니 과도한 공포심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