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보유세 부담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하락
"당분간 관망세 확대로 조정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

▲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고층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서울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늘어난 세 부담에 급매물이 늘고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12·16대책과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유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종합부동산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세 부담으로 매도를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올해 공시가격 인상으로 9억원을 넘겨 종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매물을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에 경기불황이 예상되는 데다. 공시가격까지 오르면서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이 25억7400만원으로 작년보다 35.2% 오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지난해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1123만원이었으나 올해 1652만5000원으로 47% 늘어난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39㎡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9억원 이하로 종부세 없이 재산세만 246만원가량 납부했으나 올해는 10억원대에 진입하면서 종부세까지 부담까지 더해져 총 354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다주택자의 경우 개포 주공1단지(전용 50.64㎡)와 아크로리버파크(전용 84.95㎡)를 보유한 2주택자는 두 아파트의 공시가격 합산이 지난해 30억4800만원에서 올해 41억7000만원으로 오르면서 보유세가 작년 3818만원에서 올해 6325만원으로 66% 상승해 보유세 부담이 더 크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1주택자보다는 다주택자들이 이번 공시가격 인상 이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래가 잘 안되다보니 빠른 시일 내에 매물을 처분할 방법을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권은 매수세가 줄고 매물가격이 떨어지면서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0%로 보합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7월 1주차 상승 이후 37주 만이다.

강남3구의 경우 하락세가 두르러졌다. 강남(-0.12%)·서초(-0.12%)·송파구(-0.08%)는 반포·잠실동 등 일부 단지에서 최고가 대비 10% 이상 하락한 급매가 거래되며 하락폭을 키웠다.

특히 이번 공시지가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12·16대책에서 시행하기로 한 조정대상지역내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가 종료되는 6월 말까지 매도에 나서는 다주택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과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중과 한시적 유예 종료가 오는 6월 말로 다가오면서 서울 강남권의 급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수자는 원하는 가격으로 거래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있고, 처분이 급한 매도자들은 반대로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당분간 양도세 중과 배제가 종료되는 6월 말까지 가격 조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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