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석유선 취재팀장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예상대로 뜨거운 감자다. 4대강 사업 주요 공정이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야권의 반대 목소리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1일 열린 국토해양부 국감에서는 4대강을 둘러싼 야당의 비난과 공격 수위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했다.

하지만 정종환 국토부 장관도 단단히 벼르고 준비했던 터인지 거센 호통에도 전혀 눌리지 않는 맷집을 보여, 일부 야당 의원들은 국감내내 분을 삭히지 못하고 언성을 높이는 살벌한 풍경이 계속 됐다.

장관 뿐만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야당의 맹공을 막아내느라 애를 쓴 탓에 결국 실수도 나왔다. 한 여당 의원이 4대강에 대한 적절치 못한 비유로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4대강 사업 관련해 국토부에 맹공을 퍼부은 김진애 의원을 겨냥한 듯 “4대강은 여성으로 따지면 임신 5개월 이상 지난 것으로, 시어머니가 며느리 임신 못하게 하다가 지금은 낙태하라고 소리지르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순산해서 옥동자로 잘 키워야 한다”고 말해, 야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 비유가 적절치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4대강 사업은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중이고 정부는 쉽사리 중단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실제로 국토부가 국정감사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9월말 현재 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률은 29.1%로 나타났다. 4대강별로 보면 한강이 32.1%, 낙동강 27.9%, 금강 35.1%, 영산강 25.0% 수준으로 사업의 3분의 1이 진척된 상황이다.

특히 4대강 사업의 핵심으로 알려진 16개 보의 평균 공정률을 50%를 넘어선 상태라고 4대강 추진 본부는 밝히고 있다. 더구나 국토부는 향후 사업에 박차를 가해 올해 말까지 보, 준설 등 핵심공정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은 과연 '옥동자'로 잘 클 수 있을까. 정부와 여당을 제외하고선 여전히 많은 이들이 4대강 사업의 추진과정의 불투명함과 각종 의혹 때문에 쉽사리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야당의 요구한 자료 제출에 국토부가 비협조적이거나 아예 자료를 주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부야 최선을 다해 자료를 제출했다고 하나, 한점의 의혹도 없다면 굳이 자료를 누락시킬 필요가 있을까 싶다.

강은 흐르고, 4대강 사업도 지금에 와서 멈출 수 없다. 그렇다고 공정률 욕심에 무조건 하고 보자는 식은 더이상 안된다. 그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순산한뒤 옥동자로 키우는 것만큼, 장기적으로 4대강 사업의 성공을 위해 지금 중요한 것은 건강한 출산을 위한 ‘태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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