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결정에 따라 비례정당 공중분해도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25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오른쪽), 최배근 공동대표와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통합당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현역의원 꿔주기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했다. 후보 등록을 앞두고 투표용지 앞번호를 차지하기 위해서 현역 의원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일규 의원(천안병)을 탈당시켜 더불어시민당에 추가 파견키로 했다. 이미 이종걸, 신창현, 이훈, 이규희 등 지역구 의원 4명과 심기준, 제윤경, 정은혜 등 비례의원 3명이 더불어시민당에 파견됐다.

하지만 정의당보다 뒷번호에 있기 때문에 윤 의원이 합류하면서 정의당보다 앞번호를 차지하게 됐다. 비례정당 기호 순번은 민생당,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의 순이 됐다.

이에 김종철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미래통합당의 의원꿔주기를 맹비난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의원꿔주기를 따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이 얼마나 한심해할지 짐작이 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고작 정의당보다 한 칸 위에 위성정당 더시민당을 올리기 위해 체면을 다 버리면서까지 이런 일을 하니 더욱 한심할 뿐”이라고 개탄했다.

미래통합당 역시 지난 26일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의원 7명을 제명했다. 이날 제명된 의원은 김규환, 김순례, 김승희, 김종석, 문진국, 송희경, 윤종필 의원 등이다.

이들은 미래한국당에 여상규, 박맹우,백승주 3명을 파견 했다. 이로써 미래한국당은 현역 20명으로 비례 순번 2번을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한국당은 추가로 3명을 확보해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확보 했다. 그 이유는 30일 지급 에정인 선거보조금 때문이다. 이날까지 원내교섭단체를 꾸리게되 50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받게 됐다.

실탄이 확보되 총선을 치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등록 마감 후 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제1호의 ‘민주적 심사 절차에 따른 후보자 추천’ 규정을 준수 했는지 여부에 대한 심사에 돌입했다.

이는 막판에 졸속 공천을 했을 경우 퇴짜를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시민당은 여러 정당이 연합해서 공천을 한 만큼 흠결이 존재하고, 미래한국당은 공천이 번복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생당 역시 막판에 공천 불협 화음이 발생했다. 이런 점을 선관위가 살피게 된다면 일부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무효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선관위의 결정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비례정당은 존재 자체가 사라지게 될 운명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례정당이 태생적으로 문제가 많은 정당이기 때문에 선관위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한다면 살아남을 정당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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