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지금 지난 역사와 소설 속에서나 봐왔던 전대미문의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도 이전 사스나 메르스 그리고 신종 플루 같은 전염병일 때 되면 그치겠지라는 순간의 판단 착오로 전 세계는 지금 혹독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수치로 헤아리기에도 버거운 수 경달러 수준의 돈을 풀고 코로나 19 후유증에 대응하면서도 여전히 치료제가 나왔다는 소식은 없다. 그나마 코로나 19가 ‘스’계열의 바이러스인 사스와 메르스 등 기존 전염병과 비슷한 형태라는 가정하에 이들 전염병 치료제를 복합적으로 임시변형해서 투약하는 형국이다.

국내의 경우 완치자가 확진자를 넘어서 방역지침이 준수된다면 사망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는 초기 코로나 19가 국내에 전파된 이후 방역 당국의 일관된 대응과 정시 브리핑에 국민이 함께 신뢰와 지침을 준수하는 데 동참한 고통 감내가 낳은 결과라고 본다.

문제는 그 고통의 감내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우리도 다르지 않게 3개월째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사이 경제와 산업계 등 모든 부분이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그나마 우리는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만, 해외 상황은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눈에 보이지 않은 코로나 19라는 적군에 사람들은 혼비백산하고 집에서 숨어있어야 하는 격리 생활이 다반사가 됐다.

격리와 입국 제한의 결과는 초연결된 지구촌을 공급단절, 수요단절, 소비단절이라는 단절의 시대를 몰고 왔다.

중국에 이어 가장 큰 피해를 겪고 있는 미국은 수조 달러를 풀어 코로나 19에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돈이 넘쳐도 그 흔했던 마스크 사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형국이라고 한다. 2달러 하던 마스크 하나가 9달러까지 치솟아도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물며 마스크가 그럴진대 의료진들에게 가장 필요한 의료 및 방호복 등은 정부 조달능력의 한계로 야시장에서 사야 하는 사태를 빚고 있다고 한다. 마트 등에서도 생필품 특히 화장지 싹쓸이는 우리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각국의 사투는 먼저 경험한 우리에게 우리가 얼마나 슬기롭게 잘 대응했는지에 대한 안도감을 주고 있다.

문제는 지난 3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19 대응 피로도와 이에 따른 민생이다.

국민은 모두 다 함께 겪고 있는 일이라 말로는 표현을 못 해도 신음은 깊어만 가고 있다.

국가는 이런 비상한 상황에 어떻게 국민에게 다가가야 하는지 보여줄 때이다. 국민이 코로나 19에 져서야 하겠는가. 국민이 살아 있어야 국가도 있다.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동원에 국민부터 살려놓게 보겠다는 의지를 실행할 때라는 것이다.

산발적으로 각 지자체가 지역 주민의 최소 생계를 지원하려는 지역 상품권을 통한 지원과 기초 수급자들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원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차례이고 당장 즉시라는 결단도 함께 해야 한다.

그 게 3개월간 국민이 국가를 위해 고통을 함께한 국민에 대한 정부의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본다. 국민의 고통을 보고만 있는 정부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국민에게 지원하는 지원금의 형식과 이름 등을 놓고 갑론을박할 상황이 아니라 최대한 빨리 그리고 이를 국민이 실감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정부의 과감한 조치를 보고 싶다.

코로나 19 방역에서 우리는 한국식 대응모델을 세계에 보여준 바 있다. 세계도 공감한 한국식 모델이었던 만큼 코로나 19로 시들어가는 경제를 회복시키는데도 또 다른 모범 모델을 실행하는데 정부가 앞장서라고 주문하고 싶다.

국민에게 지원되는 지원금이든 물품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권이든 이들이 즉각 쓸 수 있어야 녹슬어가는 경제에 녹을 닦아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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