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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머니톡톡] 위기 상황 가늠 어려운 증권사들각광받던 비즈니스 부메랑으로 돌아와
  • 장석진 기자
  • 승인 2020.03.30 16:47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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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 5곳(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최근 증권가는 주가의 급등락에 따른 고객자산 감소, 부동산 PF의 차환발행(롤오버) 실패, ELS 운용에 따른 자금 압박, 사모펀드 발 투자자보호 이슈 등 여러 이슈가 한꺼번에 터져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1월 신년사에서 전년의 역사상 최대 실적을 자축하며 IB강화와 해외시장 개척에 목소리를 높인 것이 꿈만 같은 상황이 되고 있다.

“1분기 실적이 나와봐야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양지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30일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난 두 증권사 임원이 내놓은 이야기다.

대형증권사 IB본부 소속 임원인 A씨는 요즘 뒤숭숭해서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며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자본이 필요한 신규 비즈니스를 전면 통제하고 기존 사업 중에도 중요도가 떨어지는 딜은 최대한 빨리 끝내라는 주문”이라며 “회사가 어떤 리스크를 떠안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 압박이 심해 어지간한 딜은 아예 내부 투심위(투자심의위원회)에 올리지도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얼마 전까지 인센티브를 잔뜩 받아가는 옆 부동산본부를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은행 IB본부에서 팀 전체가 이동해 와 회사 수익에 기여하며 승진 잔치를 벌인 것이 불과 두달전 기억이다.

A씨는 “부동산PF의 특성상 자금이 필요한 기간은 길고, 짧게 쪼개서 이곳저곳 팔았는데 만기가 돌아오면 당연히 롤오버(기간 재연장)될 줄 알았던 물량 해소가 안돼 애걸복걸 하는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애정어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던 회사가 리스크관리 회의로 분주해지는 상황이 되니 싸늘한 시선으로 변하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소형사 지점장인 B씨는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장외파생업무 라이선스를 획득해 ELS시장에 참여하는 모습을 부럽게 여겼던 그였다.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많아도 경쟁력 있는 ELS 상품을 본사에서 정기적으로 공급해주면 어렵지 않게 지점을 꾸려가는 인근 증권사 지점장들이 부러웠다”며 “하지만 조기상환은 커녕 2,3년 씩 자금이 묶이고 그 마저도 어찌될 지 몰라 고객들의 항의성 방문에 하루를 보내는 걸 보니 ‘뺑뺑이 인생’이라며 위탁영업에 전념하던 자신이 오히려 부러움을 받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가 과거 금융위기의 경험을 통해 ELS 운용을 자체 헤지에서 백투백헤지로 전환한지 오래라 선물 옵션 변동성에 따른 증거금 마진콜 이슈는 없는 상황”이라며 “지점에서 자체 운용을 하는 증권사들과 비교해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가 쏙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백투백헤지는 주로 외국계 증권사와의 계약을 통해 ELS 운용 중 발생하는 수익이나 손실을 전가시키도록 비용을 지불해 운용하는 방식이고, 자체 헤지는 리스크를 직접 지더라도 더 큰 이익을 위해 회사의 계산으로 헤지를 하는 방식이다. 주로 파생상품 운용에 노하우와 자본력이 풍부한 대형증권사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IBK투자증권 채권분석 담당 김지나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학습 효과로 정부가 정책을 빠르게 내놔 금융시장 고비는 한 차례 넘겼지만, 실물 경기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며 “지난 주 미국의 고용지표와 최근 PMI 지표에서 확인했듯이,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의 극심한 타격은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한 증권사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증권사들이 현재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고용, 소비, 기업 매출 등 1분기 실물경제 성적이 발표된 후에야 코로나19 전망에 연동된 시장 전망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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